롱블랙 프렌즈 B
‘너무 아는 척 하는 사람인가.’ 한때 TV 교양 프로그램만 틀면 나오던, 조승연 작가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을 바꿔준 채널이 있어요. 유튜브의 <조승연의 탐구생활>입니다. 영상 속 조승연 작가는 말해요. “제가 공부해 보니” “책을 읽어봤더니” “평론을 찾아봤더니” 라고요. 똑똑한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나누려는 사람이더군요.
‘위스키에 얼음을 넣으면 안 되는 이유’ ‘실리콘밸리 부자들이 후드티만 입는 이유’ ‘빈부격차가 생기는 원인’... 인문학은 재미없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려, 2년 만에 140만 명 넘게 구독자가 모였습니다.
도대체 누가 조승연이란 사람의 진가를 100% 활용해, ‘지식 채널’을 이렇게 키워낸 걸까? 궁금해했더니, 김락근 인스턴트 펑크 대표가 스튜디오에피소드란 회사가 있다고 알려줬어요.
김락근 인스턴트펑크 대표
100만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내는 제작사는 여럿입니다. 제가 스튜디오에피소드에 주목하는 건, 셀럽과 공동으로 콘텐츠를 제작, 소유권을 갖고 이를 통해 커머스 비즈니스까지 도전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스튜디오에피소드는 4년 차 스타트업 제작사예요. 조승연 작가의 <조승연의 탐구생활>, 방송인 홍진경 씨의 <공부왕찐천재 홍진경>과 모델 출신 방송인 주우재 씨의 <오늘의 주우재> 등이 스튜디오에피소드 소속 채널 입니다.
방송국이 만든 구독자 200만~300만의 채널들도, 인건비를 생각하면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스태프 30~40명이 따라붙어 만들거든요. 반면 스튜디오에피소드는 PD 2~3명이 만드는데 콘텐츠 퀄리티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스튜디오에피소드의 역량에 놀랄 때가 많죠. <조승연의 탐구생활>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료 광고 영상을 모은 ‘브랜드 탐구생활’이 인기 카테고리예요.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은 대선 기간, 주요 후보 삼인방을 섭외한 두 개 유튜브 채널 중 하나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