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트롯 마켓 : 스타벅스와 도어대시를 합쳐, 편의점의 미래가 되다


롱블랙 프렌즈 L 

편의점 전성시대야. 전국 편의점 수는 무려 5만여개. 인구 1000명당 1개 꼴이야. 2021년엔 편의점 매출이 처음으로 대형마트 매출을 앞질렀어. 

나도 편의점에 자주 가지만, 때론 아쉬워. 편의점 쇼핑 경험이 근사하진 않잖아? 좁고, 선반은 빽빽하고, 서둘러 나가야 할 것 같고. 어디나 천편일률적이고 말야.

그런데 ‘편의점의 미래’라고 불리는 곳이 있더라. 미국의 폭스트롯 마켓Foxtrot market. 출근길엔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퇴근길엔 와인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곳이래. 


Chapter 1.
폭스트롯 마켓 : 근사한 편의점의 탄생

폭스트롯은 2014년 시카고에서 처음 문을 열었어. 첫 시작은 배달 앱 서비스였다고 해. 대학원생이었던 창업자 마이크 라비톨라Mike LaVitola는 지쳐서 귀가하곤 했어. 그는 생각했지. ‘아, 진짜 맛있는 맥주 배달해주는 곳 어디 없나.’

응, 없었어. 라비톨라는 직접 만들기로 했지. 건당 5달러를 받고 맥주와 치즈 같은 음식을 1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앱을 만든 거야. 그런데 시카고 법상, 주류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팔 수 있었대. 어쩔 수 없이 2014년 시카고 웨스트루프West Loop 지역에 매장을 열었고, 그게 폭스트롯의 시작이었어. 

매장을 시작한 라비톨라는 재밌는 걸 발견했어. 카페도, 아이스크림도, 맥주집도 근사한 곳이 많은데 유독 편의점만 멋이 없더래. 곧장 편의점으로 사업을 피봇해.

“식사, 식료품, 주류 등 모든 종류의 흥미로운 배달 비즈니스가 등장했지만 딱 한 분야는 그대로였어요. 바로 편의점. 편의점은 재미있는 장소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품이 잘 섞이지도 않았으며, 온라인에서 파는 것들은 진열돼 있지도 않았죠.”
_마이크 라비톨라, 2020년 시카고 매거진 인터뷰에서

폭스트롯은 2014년 시카고에 처음 문을 연 편의점이다. 폭스트롯은 맥주나 치즈를 배달해주는 앱에서 출발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편의점으로 피봇했다. ⓒ폭스트롯

8년 만에 기업가치 1조가 되다

폭스트롯 편의점이 어느 지역에 출점한다고 하면, 지역 언론은 ‘우리 동네에도 폭스트롯이 생긴다’며 기사를 써. 대체 어떤 곳이길래?

폭스트롯에선 노트북으로 일하면서 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고,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과 함께 치즈를 먹을 수 있어. 점심엔 셰프가 만든 파스타를 즐기고, 갓 구운 파이를 맛볼 수도 있지. 하리보가 아니라, 베고베어스VEGOBEARS같이 팬시한 젤리를 팔아.

아,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고? 맞아, 지난해 10월에 B가 소개했던 스타치 푸드가 떠오르지. 암스테르담의 힙한 동네 슈퍼마켓 말야. 한국의 보마켓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지. 

하지만 기세가 좀 다르달까? 스타치 푸드는 2011년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 10년간 19개 매장을 냈거든. 폭스트롯은 2014년 시작해 지금은 매장이 21개로 늘었어. 달라스와 워싱턴DC에도 있고, 뉴욕과 마이애미에도 진출할 예정이야.

매출도 매해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2021년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로 뛰었대. 인기를 가늠할 수 있겠지? 

2022년 1월에 시리즈C 투자로 1억 달러(약 1304억원)를 유치했지. 기업가치는 최대 10억 달러(약 1조3536억원)로 추산돼. 이번 투자금으로 올해 안에 매장을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래.

폭스트롯은 과연 무엇이 달랐던 걸까?

폭스트롯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크 라비톨라. 라비톨라는 ‘근사한 편의점’에 대한 수요를 느껴 폭스트롯을 창업했다. 당시 그는 대학원생이었다. ⓒ폭스트롯

Chapter 2.
믹스 : 맛집 파이와 캔수프를 함께 파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