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K
세상엔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입니다. 새로운 일을 맞닥뜨릴 때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죠.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앞에선 아는 척 웃어 넘길 때도 많았어요.
그런 제게 김지원 기자가 책 한 권을 추천했어요. 제목은 『이그노런스』. 내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반기는,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죠. 읽고 나면 모르는 것의 힘을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요.
김지원 경향신문 기자
과학을 잘 모르지만, 과학 기사와 책 읽는 것만큼은 좋아합니다. 새로운 차원의 영감과 상상력을 얻을 수 있어서예요. 예를 들면 우주망원경이 찍은 수백만 년 전 은하 모습이라든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는 돌고래에 대한 소식처럼요.
과학에서 진짜 중요한 건 바로 ‘모르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무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어요.
한 예로 마리 퀴리는 1894년 두 번째 학위를 받은 뒤 오빠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죠. “무엇이 밝혀졌는지는 결코 알 수 없어. 앞으로 밝혀내야 할 무엇이 남아있는지 알아볼 뿐이야.”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도 말했죠. “철저하게 파악된 무지는 과학에서 모든 진정한 발전의 서곡”이라고요.
‘모르는 것’은 새로운 발견의 발판이 돼요. 우리가 아는 것에만 집중할 경우 놓칠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하게 해주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