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 : 겪지 않은 건 쓰지 않는다, 사적인 기억이 문학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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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노벨 문학상은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렇게 밝혔죠. “집단적인 구속을 드러낸 용기, 꾸밈없는 날카로움을 지녔다.”

에르노가 지금까지 쓴 소설은 모두 ‘자전적 이야기’예요.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다_『단순한 열정』”고 말하죠. 자서전과 소설을 합친 이 장르를, 프랑스에선 오토픽션auto-fiction이라 불러요.

그래서일까요, 에르노의 소설을 경멸하는 사람도 있어요. 적나라한 불륜, 섹스가 소재로 쓰였거든요. 하지만 그것이 곧 ‘보편적인 세계’를 그렸단 평가도 뒤따르죠.

에르노의 자전적 소설은 어떻게 문학이 됐을까요. 한림원은 왜 그의 문학을 선택했을까요. 그의 삶과 문학을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님이 들려 드립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에르노의 작품은 ‘주관적 자기 해부’에 가깝습니다. 자기 경험을 가혹할 만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그려내죠. 임신 중지에서 불륜까지, 감추는 이야기가 별로 없고 감상적 자기 옹호도 없습니다. 이런 작품이 어떻게 회고나 기록이 아닌 ‘문학’이라 불릴까요.

미국 비평가 애덤 고프닉Adam Gopnik은 말합니다. 에르노는 현대 프랑스인의 삶을 벗겨내, 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철저하게 파헤친다고요. 고백과 폭로를 통해 지배계급의 도덕에 도전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