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L : MZ를 잡기 위한 한섬의 전략, 트렌드 세터 편집숍을 만들다


롱블랙 프렌즈 K 

얼마 전에 C랑 더현대로 쇼핑하러 갔는데, 길 가던 사람이 C를 붙잡는 거예요. “그 바지 어디서 샀냐”고 묻더군요. 좀 튀긴 했어요. 핑크색 바지였거든요. C가 “EQL에서 샀다”고 대답했어요. 전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C는 “내가 갖고 싶은 브랜드는 EQL에만 있다”고 덧붙였죠.

알고 보니 패션 기업 한섬이 운영하는 MZ 타깃 온라인 플랫폼이더군요. 언제 한섬이 이런 걸 만들었는지 궁금해 최항석 EQL 팀장을 직접 찾아갔어요.


최항석 EQL 팀장

EQL은 2020년 론칭했어요. 아직 2년밖에 안 됐지만 2~3년 안에 1000억원대 거래액을 바라보죠. 회원 수는 약 40만명이에요. 론칭한 지 10년이 넘은 W컨셉(2011년 론칭)과 29CM(2012년 론칭)가 2021년 각각 거래액 1991억원, 2500억원을 달성한 걸 보면, 기간 대비 성장률이 빨라요.

처음부터 잘됐던 건 아니에요. 최항석 팀장이 EQL에 합류한 건 2021년 초, 론칭 반년 후였죠. 최 팀장은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다잡고, EQL의 페르소나를 만들었습니다. 최 팀장 합류 후 EQL은 전년 대비 1200% 성장률을 찍었죠.

최 팀장이 다잡은 EQL의 페르소나는 “카리스마 있지만 막상 궁금한 거 물어보면 누구보다 친절하게 알려주는 센 언니”입니다. 플랫폼 시장에서 EQL의 포지션은 “편집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예요.


Chapter 1.
나이 들어가는 백화점, MZ가 필요했던 한섬

EQL을 론칭한 건 한섬이에요. 한섬은 여전히 매출액 기준 국내 기업 상위 407위*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패션 기업이죠. 그런 한섬에게도 고민이 있었어요. 고객 연령이 평균 40대까지 올라간 거였죠.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전자공시시템 기준

시스템SYSTEM(1990년 론칭), 타임TIME(1993년 론칭) 등 한섬 자사 브랜드도 10~20년 전에는 20대에게 인기 있는 콘템퍼러리 브랜드였습니다. 당시 여성 직장인을 위한 브랜드로는 조이너스, 꼼빠니아 등 30~40대 타깃의 소수 브랜드가 전부였죠. 그 가운데서 한섬표 브랜드는 2030 타깃의 시장을 개척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