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L
주말 저녁 모임에서 파스타를 먹는데, 나 빼고 다 ‘제로 콜라’를 주문하더라. 당연한 것처럼! 이게 그렇게 인기였어?
유행이라니까 은근 관심 가더라. 편의점 가서 음료수 냉장고만 봤잖아. 글쎄 웬만한 음료에 다 ‘제로’가 붙어있지 뭐야. 칠성사이다도, 닥터페퍼, 몬스터에너지도! 궁금해서 파봤지. 오늘은 무설탕 음료 시장 리포트야.
Chapter 1.
대기업, 9500억 ‘무설탕’ 시장에 꽂히다
일단, 글로벌 무설탕 탄산음료 시장 규모가 꽤 커졌어. 2022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선 3432억 달러(약 432조원)어치의 탄산음료가 팔렸거든. 그 중 18%(640억 달러, 약 80조원)가 무설탕 탄산음료였어*. 와우, 다섯 캔 팔리면 한 캔은 무설탕이었단 얘기잖아!
*2022년 유로모니터 세계 및 한국 탄산음료·저당 탄산음료 시장 규모 조사 결과.
한국은 이 트렌드가 더 강해. 2022년 한국에서 팔린 탄산음료는 모두 3조8160억원어치. 이 중 24.9%(9500억원)가 무설탕 음료였어. 뭐, 네 캔 중에 한 캔!? 다들 제로 콜라 시킨 게 이해가 되네.
놀라운 건 2019년만 해도 무설탕 트렌드에서 한국은 크게 뒤처져 있었단 거야. 2019년 탄산음료 판매액 중 무설탕 제품이 차지한 비중은 겨우 6.8%(2조7930억원 중 1900억원)야. 와우, 그럼 3년 사이에 무설탕 음료 비중이 세 배가 훨씬 넘게 성장했단 얘기야?
주역은 롯데칠성음료와 한국코카콜라야. 한국 탄산음료 시장 대부분(합계 시장점유율 약 76.4%)을 장악하고 있지. 이 두 회사는 지난 2년 동안 10가지가 넘는 무설탕 음료 제품을 출시했어. 기존 음료에 차례차례 ‘제로’ 딱지를 붙였지. 칠성사이다부터 실론티, 닥터페퍼, 환타, 몬스터에너지까지 말이야.
무설탕 열풍은 편의점 매출도 움직였어. GS25의 무설탕 음료 매출은 2021년 전년 대비 239%, 2022년엔 전년 대비 161%나 늘었어. CU의 무설탕 음료 매출도 2022년 7월~10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328.5%나 늘었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