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티에 드 빌라트 : 26년 된 세라믹 브랜드가 세월을 연출하는 법


롱블랙 프렌즈 C 

아스티에 드 빌라트Astier de Villatte. 요즘 제가 빠진 세라믹 브랜드예요. 주변에서 ‘몰랐어야 하는 이름’이라고 경고했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우선 가격이 사악해요. 머그컵 하나에 50만원. 공 하나 잘못 읽은 거 아니냐고요? 아니에요. 심지어 잘 깨져요. 표면에 기포가 나있기도 하고, 좌우가 비대칭인 그릇도 있어요. 

문제는 이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는 거예요. 에마유(에나멜 도료)에 담갔다가 구운 우윳빛의 자기가 우아해요. 18세기 프랑스 공예 방식으로 장인이 하나하나 손수 빚어 만든대요. 그런데 반전이 있어요. 이 브랜드, 1996년에 설립돼 30년도 채 되지 않았대요! 어떻게 18세기 헤리티지의 기품을 만들어 냈을까요?


윤경혜 눈이부시게 대표

얼마 전 제 영어 이름 ‘케이트Kate’가 새겨진, 아스티에 드 빌라트 머그컵을 선물받았습니다. 분명 새 컵인데, 마치 할머니에게서 어머니로, 또 제게로 대를 이어온 물건 같다는 착각이 들었어요. 

세월을 연출하는 법,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세라믹 그릇 하나로 겪은 적 없는 시절을 그리워하게 하는 마법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2022년 12월 서울을 찾았던 공동창립자 이반 페리콜리Ivan Pericoli와 베누아 아스티에 드 빌라트Benoit Astier de Villatte를 한남동 매장에서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