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K
꼭 해보고 싶은 게임이 생겼어요! 게임에서 조금 멀어지기로 마음 먹은 저였는데 말이죠.
언제부터인가 게임이 피로해지더라고요. 화려하고 현란한 화면 때문에요. 그런데 이런 ‘요즘 게임’과 거리가 먼 게임이 등장했더군요. 글을 읽고, 상상을 통해 주인공의 답변을 선택하고, 점차 나만의 결론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게임이요.
바로, ‘인터랙티브 노블interactive novel’입니다.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궁금해지더군요. 영상의 시대에 왜 이런 게임이 인기있는 걸까요? 그래서 한 IT기업의 콘텐츠 매니저인 인디지오에게 물어봤죠.
인디지오, IT 회사 콘텐츠 매니저
“내 이름은 베로니카 빌렌시. 난 어젯밤 남편을 죽였다.”
게임 ‘오버보드Overboard!(2021)’ 는 담백한 혼잣말로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여성이에요. 이 여성은 여객선 갑판 위에서, 남편을 죽입니다. 돌고래를 보여주겠다고 속이고 난간 너머로 밀어버리죠.
우발적인 행동이었으나 후회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싫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범행을 인정하고 감옥에 갈 생각도 없죠.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는 8시간 남았다. 남편이 사라진 걸 알면, 사람들은 나를 먼저 의심할 것이다.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목격자를 찾아내고, 알리바이를 꾸미고, 나를 의심하는 타인의 약점을 찾아내 협박하거나, 내 죄를 뒤집어 써줄만한 희생양을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내 매력을 이용해 중요한 사람을 유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게임은 영국의 인디게임 스튜디오인 잉클Inkle의 작품입니다. 올 7월 선보였죠. 줄거리가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탐정이 아니라 살인범이기 때문에, ‘리버스 포와로reverse Poirot’*라는 별명도 붙었어요.
*포와로Poirot: 애거사 크리스티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 ‘리버스 포와로’는 오버보드의 주인공이 포와로와는 반대로 범인임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