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모 : 털보 과학 소통가, 과학관을 '체험의 성지'로 만들다


롱블랙 프렌즈 K 

인공 토네이도가 몸을 휘감아요. 지진을 두 발로 느낄 수도 있죠. 천문대에 올라 태양의 흑점을 관측하기도 해요.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빛나는 지구를 바라볼 수도 있고요. 

모두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의 전시 콘텐츠예요. 국립과천과학관은 매년 120만명이 찾는,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과학관입니다. 과학을 몸으로 느끼는 체험 전시로 유명해요. 주말과 방학엔 예약이 꽉 찹니다. 매일 아침 과학관 앞은 긴 대기 줄로 북적이죠. 

과학관을 ‘체험의 성지’로 만든 주역은 이정모 관장입니다. 과학 교양서 『해리포터 사이언스』, 『삼국지 사이언스』의 저자이자, 서대문자연사박물관부터 서울시립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의 관장을 지낸 공직자이죠.



이정모 전 국립과천과학관장

‘털보 과학 커뮤니케이터’. 평소 저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덥수룩한 수염이 사람들 기억에 오래 남아, 일부러 기르고 있죠. 어려운 과학 이론을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주는 게 제 특기예요. 50여 권의 책을 쓰고, 강연과 방송에도 나가는 중이죠. 

왜 과학을 알리냐고요. 이 시대의 새로운 경쟁력이 ‘사이언스 리터러시Science Literacy·과학적 소양’이기 때문이에요. 코로나19부터 지진, 식량 파동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은 ‘두려움’을 부르죠? 과학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이해하면, ‘다음 스텝’을 준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주장합니다. 보는 과학이 아닌, ‘하는 과학’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그동안 우린 과학에 재미 붙일 ‘계기’가 부족했어요. 과학을 보고 듣고 만질 플랫폼이 필요하죠. 과학관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제가 12년 동안 과학관을 체험의 성지로 만든 이유, 들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