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B
정확히 한 달 전인 3월22일, 야구계가 일본 선수 하나에 들썩였습니다. 이름은 오타니 쇼헤이大谷翔平. 야구계 월드컵으로 불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끈 인물입니다. 최강 미국과의 1점 차 승부에서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공을 던졌어요.
놀라운 건, 결승전에서 오타니는 타자로도 나서 안타까지 쳤다는 겁니다. 투수이면서 타자로 뛰어 ‘이도류(양손에 칼을 든 검술)’로 불리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오타니 취재 전문기자’를 찾을 정도로 그는 화제를 몰고 다닙니다.
그의 매력은 뭘까요? 11년간 야구계를 취재하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신원철 기자에게 물었습니다.
신원철 스포티비뉴스 기자
오타니가 프로에 데뷔한 2013년부터 야구 기자를 하고 있습니다. 11시즌 동안 지켜본 오타니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태도가 실력이 될 때’.
태도와 실력을 함께 주목하는 건, 야구는 스타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실력이 출중해 혼자 치고 나가도, 동료들이 같이 하지 못하면 승리하기 어렵습니다. 투수가 무실점 투구를 해내도, 타자들이 못 치면 이길 수 없죠.
오타니는 자신만 잘하는 걸 넘어, 존재만으로도 동료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인물입니다. WBC 결승전을 앞두고 그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오늘 하루만은 미국을 동경하는 마음을 버리자. 그들을 동경하면 넘어설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을 넘어서기 위해, 세계 제일이 되기 위해 이곳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