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A : 돔페리뇽 출신 양조가, 스토리로 마시는 사케를 기획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여기 전 돔페리뇽 최고양조책임자가 만든 사케가 있습니다. 게다가 이 사케, 새하얀 설산의 양조장에서 주조됩니다. 심지어 양조장을 만든 이는 일본의 유명 건축가 쿠마 켄고隈研吾예요. ‘이와5IWA5’라는 이름의 사케입니다. 한 병에 195달러(약 25만원)로, 일반 사케 값의 4~5배입니다. 

무엇이 특별할까요? 리샤르 조프루아Richard Geoffroy 이와 창립자를 인터뷰했습니다. 사케 한 병에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담겼는지 들어보세요. 노트를 다 읽었을 때쯤 사케 한 잔을 쭉 마시고 싶어질지 모릅니다.


Chapter 1.
의사를 그만두고 최고의 샴페인을 처방하다

어떤 이는 코앞에 내 길을 두고도 굳이 다른 길로 발을 뻗습니다. 진짜 내 길인지 확신이 없어서죠. 꽤 먼 길을 뱅 돌았다 해도 괜찮습니다. 바람에 맞서고 수풀을 헤치며 걷던 경험이 자산이 돼 줄 테니까요. 

리샤르 조프루아가 그랬습니다. 샴페인용 포도를 생산하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그의 집안은 7대에 걸쳐 프랑스 샹파뉴Champagne*에서 포도 농장을 운영했죠. 가족 모두 리샤르가 가업을 이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스파클링 와인이라도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만이 샴페인 명칭에 대한 독점권을 갖고 있다.

리샤르는 생각이 달랐어요. 가업을 잇는 건 따분한 일이라고 여겼죠. 어쩐지 그냥 주어진 일 같았으니까요. 그는 8년을 공부해 의사가 됐습니다. 문제는 의사가 되고 나서도 따분했다는 거예요. 평생 처방전만 쓰기엔 인생이 짧다고 느꼈어요.

결국 와인의 세계로 옵니다. 국립 와인 양조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는 “DNA에 새겨져 있던 자석 같은 힘이 나를 이끌었다”고 말합니다. 1984년부터 모엣샹동Moët et Chandon에서 와인 양조를 배웠어요. 1990년 샴페인 브랜드 돔페리뇽의 수석 와인메이커chef de cave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