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 : 독자가 공감하는 만화는, 그림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롱블랙 프렌즈 B 

사회 초년생 시절, 이 만화에 위로받은 분들 많으실 겁니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 저도 신입사원 장그래, 안영이, 한석율, 장백기를 보며, ‘나만 서툰 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그러면 다시금 힘이 났어요.

전 이제 팀장이 됐습니다. 동기 같던 미생 속 주인공들, 지금은 뭘 하나 궁금했어요. 그들 역시 시즌2를 맞아 또 다른 우여곡절을 겪고 있더군요. 이번에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게 네 명의 친구를 만들어 준 윤태호 작가를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중과 호흡하는 작품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했어요. 윤 작가를 성남의 작업실에서 만났습니다.


윤태호 작가

윤태호 작가와 함께 그의 반려견 ‘우주’가 저를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윤 작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캡 모자 차림이었어요. 저는 안경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위는 뿔테, 아래는 무테인 안경이 그의 인상과 잘 어울렸어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달까요.

팬으로서 궁금하던 그의 작업실도 둘러봤습니다. 우선 수백 권의 책이 눈에 띄었어요. 책상엔 태블릿 PC, 연필, 지우개, 인물설정집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윤 작가는 “작업할 땐 모든 걸 ‘윤태호화’하는 게 중요하다. 나에게 익숙한 형태로 환경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했어요.

모든 것이 ‘윤태호화 된 방’에서 그가 작가 윤태호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묵직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것이 그의 만화와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