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X 트렌드콘서트 2023 : 로컬의 시대, 유일무이한 경험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K

지난 8일, 서울 연희동. 연남장延南場은 연남동과 연희동을 잇는 굴다리 옆에 있습니다. 4층 붉은 벽돌 건물엔 세월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1988년 지어진 이 건물, 오랫동안 유리 공장이었어요. 몇 년 전까진 택시 회사의 사무동이었고요. 2019년에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이 들어섰습니다. 카페와 공유 오피스, 그리고 도시 콘텐츠 기업 ‘어반플레이’의 사무실이 있어요.

연남·연희동을 상징하는 이 공간. 로컬의 이야기와 썩 잘 어울리지 않나요? 롱블랙과 서울대 ‘트렌드코리아’ 연구팀이 함께 주최한 컨퍼런스 <로컬, 유일무이한 경험의 설계> 말이에요.

이날 컨퍼런스엔 대체 불가능한 로컬 경험을 기획해 온 8명의 스피커가 모였습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키노트keynote로 대화의 문을 열었죠. 40평 남짓한 1층 카페에 빈틈 없이 앉은 청중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어요. 온라인에선 300여명의 청중들이 함께 했고요. 

오후 내내 오간 대화는 진지하고 깊었습니다. 제 수첩에 빼곡히 적힌 메모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요.

Chapter 1.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지금은 로컬의 시대

왜 지금 로컬에 주목해야할까요? 2008년부터 매년 트렌드를 정리해온 김난도 서울대소비자학과 교수는 하나의 키워드를 던졌어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 시골향 생활이라는 뜻이에요. 도시가 아닌 시골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거죠.
*날 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向 라이프 스타일.

촌캉스, 한달 살기, 워케이션workation… 도시인들은 갈수록 더 자주, 더 오래 시골을 찾습니다. 이제는 아예 도시와 시골 생활이 뒤섞인 듀얼 라이프Dual Life를 즐겨요. 5도2촌五都二村*, 4도3촌都三村 같은 말도 유행하죠. 이유가 뭘까요?
*일주일 중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산다는 뜻의 신조어. 

“도시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그러니까 인력Gravity이 약해졌어요. 예전엔 도시와 시골 간 문화적 여건 차이가 너무 컸어요.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인력이 존재했죠. 이제 상황이 달라졌어요. 굳이 비싸고 여건 나쁜 도시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거주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그래서 로컬이 중요한 화두가 된 거죠.”
_김난도 서울대소비자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