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C
‘브랜드 철학자 같다.’ 최장순 엘레멘트LMNT 대표가 쓴 책들을 읽으며 든 생각이에요. 『기획자의 습관』 『본질의 발견』 『일상의 빈칸』. 분명 브랜딩에 관한 책인데, 철학자들 이름이 가득해요. 플라톤, 디오게네스, 니체, 질 들뢰즈….
독특하게도 그는 브랜딩의 토대로 인문학적 사고를 강조해요. 뜬구름 잡는 사람이냐고요? 글쎄요, 그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그런 말이 안 나올걸요?
구찌, 교보문고, CJ, 마켓컬리, 티빙, 현대자동차, 빅히트뮤직, 카시나, 크래프톤. 최 대표와 엘레멘트컴퍼니가 지금까지 브랜딩에 참여한 기업들이에요.
대체 인문학이 어떻게 브랜딩의 기초가 된다는 걸까요?
최장순 엘레멘트컴퍼니 대표
‘비즈니스 휴머니스트.’ 최장순 대표는 본인과, 2017년 창업한 브랜딩 에이전시 엘레멘트를 이렇게 정의해요. 현대자동차 스마트팩토리의 네이밍에도, 인천국제공항의 리브랜딩에도, 광장시장의 공간 기획에도 인문학적 사고와 접근법이 토대가 됐다면서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하면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작업이라고들 생각하죠. 최장순 대표는 아니라고 말해요. “A라는 유에서 B라는 유를 만드는 작업이 크리에이티브”라는 거예요. 이때 ‘어떠한 있음’이 ‘다른 있음’이 되도록 하는, 최고의 무기는 바로 인문학이고요.
Chapter 1.
언어학도, 브랜딩 세계로 빠지다
누군가 삶의 의미와 철학을 이야기하면, “먹고사는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면박당하기 십상이죠. 하지만 최장순 대표는 “가난하지만 자기만의 철학을 추구하며, 멋지게 사는 삶”을 꿈꿨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