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보라 : 나의 이야기엔 교훈이 없다, 오싹한 즐거움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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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가 2023년 전미도서상National Book Award 번역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지난해 영국 부커상Booker Prize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입니다.
*미국 내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 2023년 11월 15일에 발표된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손꼽힌다.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정보라 작가가 부커상 후보에 지명됐을 때, 그를 신인 작가로 오해한 반응이 많았어요. 150편의 단편을 발표한 중견 작가입니다. 최근 4년 만의 장편소설 『고통에 관하여』를 펴낸 정보라 작가와 만났습니다.


정보라 작가

『저주토끼』는 대대로 저주 용품을 만들어 온 할아버지가, 저주토끼를 만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예요. 친구의 원한을 갚기 위해서죠. 결국 친구의 원수 집안은 삼대(三代)가 처참하게 몰락합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남을 저주하면 무덤이 두 개’라는 속담처럼 할아버지에게 화가 돌아오거든요. 할아버지는 혼령이 돼, 저주 용품을 만들게 된 손주를 찾아옵니다.

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저주토끼』를 두고 “마술적 사실주의와 호러, SF소설의 경계를 아우른다”고 평가했어요. 그러면서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들을 사용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매우 현실적인 공포와 잔혹함을 다뤘다”고 했죠. 수상은 불발됐지만 한국 장르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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