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TATE : 실패까지 공개하는 솔직함으로, 유럽을 사로잡은 안경 브랜드


롱블랙 프렌즈 L 

난 그런 이야기가 좋아. 평범한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각성하는 거!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열심히 싸우잖아. 

오늘 롱블랙이 소개할 브랜드가 그래. 2013년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안경 브랜드 에이스앤테이트Ace&Tate야. 

주인공은 창립자 마크 드 랭Mark de Lange. 친환경이나 지속가능성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업가였지. 그러던 어느 날,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가 쓴 책을 읽고 마는데… 후훗,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Chapter 1.
의문 1 : 안경은 왜 비쌀까?

창립자인 마크 드 랭은 어린 시절부터 “언젠가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대. 가족들이 신발 사업을 했거든. 할아버지, 아버지, 삼촌 등 모든 가족이 사업에 매진했지.

“줄곧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는 몰랐어요. 한동안 사업 아이디어 목록을 만들고 다녔죠. 그러다 종종 가족들의 일을 돕곤 했는데, 저도 모르게 제조의 매력에 빠졌어요.”
_마크 드 랭, 2021년 비즈니스 인사이더 네덜란드 인터뷰에서

안경이 눈에 들어온 건 2011년 뉴욕 여행에서였어. 소호의 한 안경점에서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안경테를 발견한 거야. 마크는 200달러(약 27만원)에 냉큼 샀지. 

네덜란드로 돌아온 뒤 렌즈 구매에 나섰어. 그런데 웬걸. 안경테보다 돈이 더 들었대. 시력검사를 하고, 렌즈를 고르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고 말야. 그는 “짜증 났다”고 당시를 회상하지.

“‘왜 이 비용을 내야 하는지’, ‘왜 그렇게 모든 게 불친절한지’. 어둠 속에 갇힌 듯한 느낌이었어요. ‘내가 이 어둠을 걷어내고, 공정한 가격, 고품질의 제품,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에이스앤테이트가 시작됐죠.”
_마크 드 랭, 2017년 스페이스 인터뷰에서

마크가 찾은 해답은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직접판매) 그리고 온라인이었어. 유통 수수료를 없애 가격을 낮춘 거야. 

얼마나 저렴하냐고? 안경 하나에 98유로(약 13만원)! 시력검사 비용과 렌즈, 안경테 값이 모두 포함된 가격이야. 얼마나 싼지 감이 안 온다고? 대표적인 안경 브랜드 레이벤Ray Ban은, 보통 안경테 값만 150달러(약 20만원)가 넘어. 렌즈 값은 또 따로 들지. 

에이스앤테이트의 합리적인 가격 정책이 통했어. 10년 만에 유럽의 대표적인 안경 브랜드로 성장했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스위스. 주요 국가엔 모두 진출했어. 미국까지 포함하면 지금은 10개국에 86개 매장이 있을 정도야. 덕분에 2021년 4300만 유로(약 616억원)였던 연매출은, 2022년 5550만 유로(약 800억원)로, 30% 가까이 성장했어.

에이스앤테이트는 네덜란드 최초의 D2C 안경 브랜드다. 유통 마진을 없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안경을 판매한다. ⓒACE&TATE

Chapter2.
의문 2 : 왜 안경은 하나만 쓸까?

마크가 안경 업계에 띄운 물음표가 하나 더 있어. “사람들은 왜 안경을 하나만 쓸까.” 옷이나 신발은 그날그날 바꿔 신잖아? 하지만 안경은 새로 하나 사기 전까진, 하나만 계속 쓰더래. 회사 갈 때, 은행 갈 때, 심지어 놀러 갈 때도. 

“스타일리시한 안경엔 비싼 가격표가 붙어있고, 그걸 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획일적인 디자인에 만족해야 하죠. 이 구조를 바꿔보고 싶었어요.”
_마크 드 랭, 2022년 엔드클로싱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