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로 빛난다 : 모든 삶은 각자의 이름이 붙은 작품이다


롱블랙 프렌즈 B 

지난주 김환기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한 노트, 읽어보셨나요. 전쟁 중에도 그림을 놓지 않았던 김환기. 그 열정과 간절함이 뇌리에 남습니다. 문득 그 잔상에, 롱블랙이 인터뷰로 만나온 몇몇 이들의 모습이 겹쳐지더군요. 어떤 일이든 절실히 매진하는 사람은, 모두 예술가가 아닐까요?

마침 『삶은 예술로 빛난다』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프롤로그 속 문장이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죠.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우리가 어른이 된 후 ‘어떻게 예술가로 남을 것인가’이다.”_8p

궁금함을 못 참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Chapter 1.
나다운 삶이 곧 예술이다

『삶은 예술로 빛난다』를 쓴 조원재 작가는 2016년 「방구석 미술관」이란 팟캐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쉬운 말로 작품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죠. 2018년엔 같은 제목으로 책을 냈어요. 이 책, 3년 연속 예술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멤버 RM이 읽은 책으로도 유명해요. 

『삶은 예술로 빛난다』는 조원재 작가의 세 번째 책입니다. 이번엔 예술을 넘어 삶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예술을 탐구하다 보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실마리가 보인다고 말이죠. 그만큼 예술과 삶이 닮았습니다. 

“삶과 예술, 예술과 삶. 이 둘은 너무나도 닮아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 예술은 분명히 인간의 삶 속에서 나온 것이다. (…) 우리가 예술을 즐기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는 결국 인간과 삶, 그리고 세계를 조금 더 깊고 넓고 다채롭게 이해하기 위해서다.”_64p

저자는 예술을 ‘자기다움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삶도 다르지 않아요. 자신만의 답을 추구할 때, 비로소 삶을 충실히 살 수 있지요. 그렇기에 자기다움을 갈고 닦는 삶은, 그 자체로 고유한 예술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내 삶을 예술로 만들 수 있을까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조원재 작가는 방송 하나하나가 한 사람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팟캐스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조원재

Chapter 2.
같은 날은 단 하루도 없단 걸 깨닫기

“Viva la Vida, 인생이여 만세!” , “Carpe diem, 현재에 충실하라”. 삶을 찬미하는 말은 많다지만, 삶이란 지루한 일상의 반복입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고, 밥을 먹는 행위가 평생 계속 돼죠.  

우리가 종종 내 삶이 특별하지 않고,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새로움이 없기에 감정도, 인식도, 기억도 무뎌지곤 하죠. 그렇게 자기다움을 잃어가고요. 

“삶은 반복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일상에서 반복되는 것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관성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어떤 일을 처음 경험할 당시에는 분명 아주 새롭고, 너무 소중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느낀다. 그런데 하루 이틀, 한 달, 1년, 3년, 10년이 반복되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 무감각해져 그 어떤 것도 음미할 수 없게 된다. (…) 그렇게 삶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시들어간다.”_30p

하지만 저자는 묻습니다. “당신의 삶은 정말 하루하루 지루한 반복일 뿐인가?” 그러면서 두 화가의 이야기를 들려줘요. 

일본의 화가 카와라 온河原温은, 평생에 걸쳐  「오늘」이란 제목의 연작을 그렸습니다. 매일 캔버스에 그 날의 날짜를 글 쓰듯이 그려왔어요. ‘MAR. 18, 1970’처럼요. 1966년 1월4일 첫 작품을 만든 후 2014년까지. 무려 오십여 년간 이를 반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