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념 : 무한 탐색의 시대에, 온 마음을 쏟아 나를 던진다는 것



롱블랙 프렌즈 C

오랜만에 사회초년생 후배와 만났어요. 롱블랙 커피를 한 잔씩 앞에 두고, 꽤나 진지한 대화를 나눴답니다. 후배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좋아하는 일이 분명했던데, 나는 그게 없어서 고민”이라고 했어요. 

한참 듣다 보니, 후배가 두려워하는 건 따로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었죠. 지금의 선택이 곧 무한한 가능성의 포기와 동의어일까 두려운 거였어요. 하나의 내가 되기엔, 나머지의 무수한 내가 아깝다고 할까요?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어요. 정지우 변호사예요. 소설가를 꿈꾸다가, 변호사가 돼 비평을 쓰는 그라면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요?



정지우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요즘 저는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과거와는 묘하게 다른 세계관을 느낍니다. 바로 ‘무한한 선택’에 열려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열려 있게 되었다, 라는 걸로는 부족하군요. 세상의 수많은 선택지에 자신을 열어놓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