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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무부를 기억하며 : 하늘로 떠난 ‘새 박사’, 땅에서의 84년 삶을 돌아보다


롱블랙 프렌즈 B 

‘한국의 새 박사’라고 하면 저는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조류학자 고 윤무부. 1990년~2000년대 새와 관련된 방송을 보면 그를 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새는 잘 몰라도 그의 이름만큼은 똑똑히 기억했죠. 

2025년 광복절,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어요. 그와 인연이 깊었다는 한 사진작가는 “하늘을 나는 새와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하늘나라로 가신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최종수 작가. 2025년 8월 15일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그는 땅에서도 새와 참 가까이 살았습니다. 평생 60만 장 넘는 새 사진과 1600개의 영상 필름, 400개의 새소리 테이프를 남겼거든요. 그가 쓰고 번역·감수한 책도 수십 권에 이릅니다.  

그가 떠난 지 일주일 남짓 지난 오늘, ‘조류학자 윤무부의 삶’을 기억해 보고 싶었습니다. 책 『새 박사, 새를 잡다』(2004년)와 『날아라, 어제보다 조금 더 멀리』(2007년)를 중심으로 그가 남긴 이야기를 전해보겠습니다. 


Chapter 1.
‘여름 철새’와 사랑에 빠진 바다 소년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이하 교수)는 1941년 경남 거제시 장승포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어요. 어부인 아버지가 잡아 오는 갈치를 판 돈으로 온 식구가 먹고살았죠. 

그럼에도 행복했다고 합니다. 산과 들을 누비며 자연을 가까이했거든요. 그는 아버지와 종종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질문을 귀찮아하기는커녕, 쉽고 재밌는 언어로 답하는 분이었죠. 

그런 윤무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바닷속 물고기가 아닌 ‘하늘을 나는 새’였습니다. 그는 주황빛 몸에, 머리에 인디언 모자 같은 깃털이 달린 아름다운 새 ‘후투티’에 빠져들었죠. 그는 후투티를 ‘첫사랑’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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