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무부를 기억하며 : 하늘로 떠난 ‘새 박사’, 땅에서의 84년 삶을 돌아보다

2025.08.22


롱블랙 프렌즈 B 

‘한국의 새 박사’라고 하면 저는 한 사람이 떠오릅니다. 조류학자 고 윤무부. 1990년~2000년대 새와 관련된 방송을 보면 그를 늘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새는 잘 몰라도 그의 이름만큼은 똑똑히 기억했죠. 

2025년 광복절,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추모의 목소리가 이어졌어요. 그와 인연이 깊었다는 한 사진작가는 “하늘을 나는 새와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 하늘나라로 가신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최종수 작가. 2025년 8월 15일 오마이뉴스 기사에서

그는 땅에서도 새와 참 가까이 살았습니다. 평생 60만 장 넘는 새 사진과 1600개의 영상 필름, 400개의 새소리 테이프를 남겼거든요. 그가 쓰고 번역·감수한 책도 수십 권에 이릅니다.  

그가 떠난 지 일주일 남짓 지난 오늘, ‘조류학자 윤무부의 삶’을 기억해 보고 싶었습니다. 책 『새 박사, 새를 잡다』(2004년)와 『날아라, 어제보다 조금 더 멀리』(2007년)를 중심으로 그가 남긴 이야기를 전해보겠습니다. 


Chapter 1.
‘여름 철새’와 사랑에 빠진 바다 소년 

윤무부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이하 교수)는 1941년 경남 거제시 장승포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어요. 어부인 아버지가 잡아 오는 갈치를 판 돈으로 온 식구가 먹고살았죠. 

그럼에도 행복했다고 합니다. 산과 들을 누비며 자연을 가까이했거든요. 그는 아버지와 종종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질문을 귀찮아하기는커녕, 쉽고 재밌는 언어로 답하는 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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