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천안’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세요? 적잖은 분들이 ‘호두과자’를 꼽을 거예요. 기차역이나 휴게소에서도 만날 수 있는 국민 간식의 기원이, 1934년 천안에 문을 연 ‘할머니 학화호도과자’거든요. 학화鶴華는 ‘한 발로 서 있는 학처럼, 흔들리지 말고 오랫동안 빛나라’는 뜻이죠.
단순히 지역 노포인 줄 알았던 이곳, 최근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29CM와 손잡고 성수동에서 팝업을 여는가 하면, 연세우유와 협업한 ‘호도생크림빵’을 전국 편의점에 선보였죠. 급기야 ‘슈톨렌 호도과자*’라는 이색 메뉴로 본점 앞에서 ‘오픈런 대란’까지 일으켰어요.
*학화는 호두를 옛 한자어인 ‘호도’라 부른다. ‘서역에서 온 복숭아 씨앗을 닮은 열매’라는 뜻으로 오랑캐 호胡에 복숭아 도桃를 썼다.
노포의 반란을 주도하는 주인공은 1993년생 조경찬 대표. 학화호도과자의 4대손으로 가업을 잇고 있는 인물이에요. 한때 축구 선수를 꿈꾸며 독일로 떠났지만, 천안에 돌아와 90년 된 브랜드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겠다며 나섰죠.
“지금도 충분히 잘 팔린다”는 주변 이야기를 뿌리치고, “전국에서 사랑받는 유산이 되어야 한다”며 기업의 체질을 송두리째 바꾼 조 대표. 그로부터 ‘옛것을 재해석하는 방법’을 들어봤습니다.

조경찬 학화호도과자 대표
학화호도과자(이하 학화) 4년 차 대표 조경찬입니다. 저희 증조부모께서 1934년 천안역에 처음 매장을 여신 뒤, 학화는 천안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어요. 당시 손꼽히는 제과 제빵 기술자였던 할아버지의 기술력에, 할머니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더해져 탄생한 것이 지금의 호두과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