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손 : 20년 메타인지 전문가, 한국 사회가 쓴 가면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K 

사람들은 저를 ‘바른 청년’이라고 불러요.  L도 제게 종종 그러더라고요. “K는 언제부터 그렇게 성실했어? 날 때부터? 부럽다, 얘.” C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저를 찾아요. “K~ 나 이것 좀 대신 해주면 안 돼요? K는 모르는 거 없잖아!”

요즘 좀 지칩니다. 가끔은 나도 늦잠을 자고, 모르는 거 많다고 고백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부족한 사람인 게 드러나면 부끄럽고 죄지은 기분이잖아요.

제가 겪는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리사 손 컬럼비아대학교 교수예요. 마침 한국에 와 계시다더군요. 가볍게 티타임을 가지며 이 ‘완벽주의 가면’을 어떻게 벗을지, 조언을 듣고 왔습니다.


리사 손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칼리지 심리학 교수

20년 동안 메타인지를 연구했어요. 메타인지는 자기가 자신을 아는 것, ‘자기거울a reflection of the self’입니다. 메타인지가 부족하면 나를 믿지 못해요. 정체성이 흔들립니다. 그러면 ‘진짜 나’에서 벗어나 ‘가면’을 쓰게 되죠. 이게 임포스터imposter 증후군*입니다. 임포스터는 자신이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으며, 거짓말을 하며 산다고 믿죠. 불안에 시달립니다.
*남을 사칭하는 사람, 사기꾼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