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포노믹스 : 좋은 잠을 약속하는 700조 마켓, 3대 트렌드로 읽다


롱블랙 프렌즈 L 

나는 K가 그렇게 부러워. 아침마다 너무 활기차 보이는 거야. 잠을 아주 푹 잔대. 나는 요즘도 자주 잠을 설치는데 말이야. 

K가 나한테 “이불 바꿔보면 어떠냐”고 하더라고. 최근에 바스락거리는 호텔 이불을 샀는데, 침대에 들어갈 때 기분이 좋다나. 요즘엔 거실보다 침실에 투자하는 게 트렌드라고도 하더라. 수천만 원짜리 매트리스도 잘 팔린다는 거야.

매트리스가 수천만 원? 글쎄, 세계 수면 시장 규모가 올해 700조원이나 된대! 도대체 어디에다가 그렇게 많은 돈이 쓰이는 거지? 오늘은 수면 산업의 트렌드를 좀 짚어봤어.


Chapter 1.
시작 : 잘 자려고 부적도 품었다, 700조 시장 된 숙면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말이야. 2000년대 후반 미국·일본에서 쓰이기 시작했어. 사람이 경제적 여유가 생길수록 건강을 더 챙기는 거 알지? 그전까지는 좋은 음식 먹고 운동하는 게 최고였다면, 나아가서 꿀잠까지 챙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거야.

시장 규모가 어떻게 700조원이나 될까, 궁금하지? 나도 처음엔 침대랑 매트리스, 이불 밖에 생각 안 나더라고.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야. 머리를 대면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베개, 멜라토닌이 함유된 건강식품, 수면 클리닉까지 포함돼. 뉴욕타임스는 심지어 ‘부적’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했어. 최근엔 헤드스페이스 같은 명상 콘텐츠, 잠자는 시간을 측정해 주는 스마트워치 같은 IT 제품도 합류했지.

세계 수면 산업은 지난 15년 사이 무섭게 성장했어. 2007년만 해도 200억달러(약 25조원)로 추산되던 시장 규모는 2023년 5510억달러(약 697조원)에 달할 걸로 예측돼. 15년 사이에 27배나 성장한 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