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K
오늘은 여러분께 창작 집단을 하나 소개하려 해요. 이름은 푸하하하프렌즈. 개그맨이냐고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건축사사무소예요. 한승재, 한양규, 윤한진. 세 명의 소장이 이끌고 있죠.
그런데 이름이 왜 그러냐고요? 일하는 방식이 유쾌해서예요. 저와 만난 날 역시 한 명은 목베개를 얹고, 한 명은 판다 인형을 소중히 안은 채 인터뷰를 했어요. 독특합니다.
그렇다고 웃긴 건물을 만드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일은 유쾌하게 하지만, 건축에는 진지하게 임해요. 하이브와 패션 브랜드 디스이즈네버댓, 매거진 어라운드의 사옥과 성수연방, 대충유원지 등이 이들 손에서 탄생했어요.
‘질색’ ‘기본’ ‘집요’. 푸하하하프렌즈가 건축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입니다. 이 삼인방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김포그니 호프앤피스(H.P) 저널리스트
‘우리는 언제나 과정 속에 있다.’
삐뚤빼뚤 독특한 형태의 서예로 적힌 사훈社訓 액자. 그 옆에 흡사 ‘도인’, ‘공주님’, ‘천재’ 같은 캐릭터의 건축가 세 명이 각기 다른 시선을 두고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언제나 멋져 보였습니다.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참느니,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나쁜 사람이 되겠다’ ‘요즘 벽돌이 싫다, 롱 브릭은 더 싫다’며 무심히 말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요. ‘건축가라면 비장한 문체로 건축론을 읊지 않을까’라는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새로운 건 새로워야 한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말은 착각이다. 진짜 할 수 있는 것의 끝은 없다’며 건축에 대한 선명한 태도를 표하는 지점에 당도하면, 어느덧 푸하하하프렌즈 삼인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게다가 흔히 ‘동업은 어렵다`고 하는데, 뚜렷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 ‘건축’으로 함께한 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고 해요. 그 협업의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그 공존의 ‘과정’ 속으로 들어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