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 : 「존 오브 인터레스트」 수입사, 예술과 상업의 중간지대를 공략하다


롱블랙 프렌즈 C 

“온몸의 신경을 곧추세우게 하는 영화.”

2024년 6월 개봉한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Zone of Interest」에 대한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의 평론 중 일부입니다. 나치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를 잔인한 장면 없이, ‘끔찍한 소리’로 전하거든요.
*나치 독일이 1940년에 세운 절멸 수용소 중 하나. 폴란드 정치범을 수용할 목적으로 세웠으나, 이후 유대인 대학살을 벌였다.

이 작품, 예술영화로는 드물게 19만 관객을 동원했어요. 평단도 호평했죠. 평점이 박하기로 유명한 박평식 평론가도 9점을 줬어요. 

우연한 호재는 아닙니다. 13년 전부터 예술영화를 수입, 배급한 ‘찬란’의 노력 덕에 가능했어요. 2024년 5월 개봉해 10만 명이 본 「악마와의 토크쇼」, 기괴한 공포 영화로 입소문 난 「미드소마」 모두 찬란이 수입한 작품이죠. 

찬란은 어떻게 예술과 상업영화 사이의 ‘중간지대’를 공략했을까요? 황남웅 문화콘텐츠 기획자와 함께, 서울 압구정의 찬란 사무실을 찾았어요. 이지혜 대표를 만나 직접 물었죠.


황남웅 문화콘텐츠 기획자 

“영화 굿즈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죠?” 굵은 단발 웨이브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지혜 대표가 멋쩍은 듯 웃었어요. 사무실 곳곳엔 영화 포스터가 담긴 액자와, 굿즈를 담은 상자가 놓여있었죠. 마치 영화관의 뒤편에 온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