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실 : 한강, 폭력과 고통에 대한 질문과 그 너머의 사랑을 말하다


롱블랙 프렌즈 B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러웠던, 12월의 첫 주였습니다. 그 마지막 날에 한강 작가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스웨덴 시각으로 12월 7일, 스톡홀름의 한림원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이 열린 것입니다.

작가의 말은 느리고 나직했습니다. 때론 가냘프게 때론 묵직하게 느껴지는 목소리였습니다. 강연 제목은 「빛과 실」. 그는 천천히 자신의 30여 년 작품 세계를 되짚었습니다. 

신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설 하나하나를 돌아보았을 뿐인데, 저는 몸 어딘가가 욱신거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사는 우리가 그동안 받아 온 상처와 충격이 어딘가 남아있는 것 같았달까요.

한강 작가는 제가 느낀 아픔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독자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느끼곤 한다면서요. 작가는 “우리의 고통은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30분 남짓한 이 강연에서 저는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한강 작가의 메시지가 지금 많은 이들에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전하기로 한 이야기를 잠시 미뤄두고, 그의 강연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