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고재 : 살아남는 전통은 시대가 원하는 만큼만 바꾼다


롱블랙 프렌즈 B

북촌 한옥마을 초입의 가회동 한 골목길에 한옥 호텔 락고재가 있습니다. 삐걱이는 나무 대문을 열자 네 채의 한옥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커다란 소나무가 서있는 정원, 흙마당에 놓인 디딤돌이 운치있습니다.

한옥 많기로 유명한 북촌에서도 락고재는 눈에 띄는 브랜드입니다. 북촌에만 세 곳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옥과 고급 호텔의 개념을 결합한 ‘락고재 북촌 한옥마을’, 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락고재 컬쳐 라운지’, 북촌의 명상 스테이로 올봄 오픈을 앞둔 '북촌빈관' 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한옥 호텔 ‘락고재 안동 하회마을’을 운영하고 있고, 한옥 지을 목수를 양성하는 ‘락고재 부설 한옥학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락고재는 왜 이렇게 한옥에 진심일까요. 롱블랙 코리안위크 마지막 시간, 차승희 신세계까사 콘텐츠개발팀장과 함께 락고재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차승희 신세계까사 콘텐츠개발팀장

지난해 주말, 락고재 컬쳐라운지에서 진행하는 명상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아늑한 한옥에 앉아 눈을 감고 있는데, 까닭없이 눈물이 흐르는 거예요. 한옥이 주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긴장을 풀고 힘든 감정을 털어놓았던 것 같습니다.

락고재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아니면 조선 시대에 발을 들인 기분이랄까요. 반질반질한 평상 마루에 앉아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바깥 세계에서 저를 초조하게 만들던 일들도 모두 부질없게 느껴집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