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K
서점을 거닐 때마다 꼭 한번 정복하고 싶었던 책이 있습니다. 719쪽짜리 칼 세이건Carl Sagan의 『코스모스COSMOS』. 1980년에 출간된 이 책, 전 세계 6000만 명이 읽은 ‘과학의 성서’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지금도 서점에서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죠.
거대한 우주를 품고 있는 이 책, 어디서부터 탐험해야 할까요?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 물리학자,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코스모스』 함께 읽기. 시리즈 <벽돌책 두드리기>의 두 번째 시간으로 준비했어요.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저는 『코스모스』를 TV 다큐멘터리*로 처음 접했습니다. 1980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컬러 TV가 보급될 때 방영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주에 빠져들었죠. 이걸 보고 저처럼 과학자가 되기로 한 이들, 한둘이 아닐 겁니다.
*칼 세이건은 책을 낼 당시 13부작 다큐멘터리도 기획해 발표했다. 그는 직접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았다.
그로부터 46년, 저는 지금까지 책 『코스모스』를 열 번 읽었습니다. 읽고 느낀 게 있다면 이 책은 ‘그저 어려운 천문학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니란 겁니다. 오히려 저는 ‘인문학 책’이라고 생각해요. 우주를 이해하다 보면, 그 광대한 시점에서 바라본 ‘인간’을 생각할 수밖에 없거든요.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떤 존재인가.’ 제가 오늘 『코스모스』를 함께 읽으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질문입니다. 그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할게요.
Chapter 1.
가장 지적인 모험의 기록, 코스모스
먼저 단어의 뜻부터 짚어 볼까요. 코스모스는 단순 번역을 하면 ‘우주’로 번역됩니다. 하지만 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해석이 있어요.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Pythagoras는 우주를 두 가지 개념으로 나눴습니다. 그는 ‘질서가 있는 우주’를 코스모스라 불렀습니다. 대신 ‘질서가 없는 혼돈 상태의 우주’는 카오스Chaos라고 이름 붙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