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틀리 : 귀리음료 브랜드, 도발과 유머로 시장의 주목을 받다


롱블랙 프렌즈 K 

저는 우유를 못 마십니다.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거든요. 무심코 라떼를 마셨다간 화장실에서 하루 반나절을 보낼 정도죠.
*유당을 분해, 소화하지 못하는 증상. 우유, 치즈같은 유제품에 유당이 포함돼 있다.

다행이에요. 요즘은 어느 카페를 가든 우유를 대신할 선택지가 많잖아요. 제가 즐겨 마시는 건 오트라떼예요. 귀리로 만든 음료를 넣어 부담이 없죠. 속도 든든하고요.

대체 우유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는 오틀리입니다. 시장 1, 2위를 다투죠. BCG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9위에 들었을 정도예요. 2021년 매출은 4억2410만 달러(약 5153억원). 시가 총액은 125억 달러(약 14조3000억원)에 달합니다.

‘귀리음료’라는 마이너한 기호식품이 이렇게까지 큰 성공을 거뒀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어떤 노력을 했길래 우유를 대신할 선택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요. 궁금해서 좀 파봤습니다.


Chapter 1.
스웨덴 과학자, 귀리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다

오틀리가 처음부터 잘 나간 건 아니예요. 20년을 주춤거리다 2012년부터 무섭게 성장하죠.

1994년 오틀리를 만든 건 스웨덴의 식품 과학자 리카드 외스테Rickard Öste예요. 유당불내증을 앓는 사람을 위해 귀리음료를 만들었어요. 천연 효소를 넣은 물에 귀리를 갈아 묽고 끈적한 질감, 농도를 만드는 데 성공해요. 지금은 식물성 요거트, 초콜릿, 스프레드도 팔고 있어요.

왜 하필 귀리였을까요? 귀리는 영양학적 효능이 풍부해요.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하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심혈관 질환 위험도 크게 낮추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은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귀리를 찾기도 하죠.
*물에 잘 녹는 식이섬유. 장 운동 활발, 혈당 상승 억제, 유해물질 배출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