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관하여 : 체리 씨앗은 100년을 기다려 싹을 틔운다


롱블랙 프렌즈 B 

새싹이 돋아난 나무를 보고 봄이 온 걸 알았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구의 주인은 어쩌면 인간이 아니라 나무인지도 모르겠다고.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이 수백 년에서 1000년을 넘게 사는 나무의 마음을 어찌 알 수 있겠어요. 

그래도 그 마음이 궁금해서, 김선우 작가님께 물어봤습니다. 작가님은 나무와 가까이 살거든요. 미국 시골에서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워먹어요. 작가님이라면, 왠지 그 마음을 알 것 같았습니다. 

롱블랙 그리너리 위크, 다섯번째 마지막 노트는 김선우 작가가 들려주는 나무에 관한 책 「랩걸」과 「나무수업」 이야기입니다.


김선우 작가

제가 사는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은 나무가 자라기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겨울 기온이 낮지 않아서 1년 내내 나무가 자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유난히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아요. 

나무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몇 년 전 워싱턴 주립대에서 일반인을 위한 산림학 강의를 들었어요. 3개월 동안 1주일에 하루 3시간씩 수업을 듣고 공부를 했죠. 나무는 너무도 매력적이었어요.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무로 태어나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