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L
잡초, 하면 어떤 느낌이 들어? 난 왠지 ‘지독하다’는 단어가 같이 떠올라. 밟아도 밟아도 일어서는 끈질긴 근성을 상징하잖아. 그런데 뭐랄까, 건강한 끈기보다는 처연하고도 독기 어린 몸짓이 연상돼.
그런데 일본에서 잡초는 훨씬 더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고 해. ‘온실 속 화초’와 대비되는 강인함의 상징이랄까. 또 잡초들의 특성을 연구해서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 짓는 분석도 활발하대. 오늘 소개할 잡초 연구가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대표적이야.
이나가키는 대학원에서 잡초학을 전공한 농학 교수야.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잡초를 수십 년 동안 관찰했어. 식물과 일의 이야기를 전하는 롱블랙 그리너리 위크, 어느새 네 번째 노트네.
이나가키 히데히로 식물학자
『싸우는 식물』,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풀들의 전략』…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쓴 책들이야. 이나가키는 일본의 유명 식물학자이자 대중 과학 저술가야. 2003년부터 지금까지 쓴 책이 무려 150권. 논문도 100여 편이나 썼대.
그냥 많이 쓰기만 한 것도 아니야. 이나가키 교수의 식물 이야기는 독특한 통찰로 유명해. 과학적인 설명과 철학이 어우러졌달까. 식물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진리를 전하는 거지.
Chapter 1.
꽃이 피기 전엔 어떤 잡초인지 알 수 없다
대학원 전공이 잡초학이라니, 좀 독특하지 않아? 이나가키 교수는 어릴 때부터 식물을 좋아했대. 그는 일본 혼슈 중부지역의 소도시 시즈오카시에서 자랐어. 방학이면 미에현 시골의 할머니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말이야. 처음 그가 마음을 뺏긴 식물은 나팔꽃이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