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솜 : 착한 아시안은 싫어, 난민의 딸들이 만든 아시아 밀키트


롱블랙 프렌즈 L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화가 나서 만든 브랜드가 있대. 2020년 론칭한 아시아 음식 밀키트 브랜드 옴솜OMSOM이야. 특이하지? 지난 3년간 올린 성과 역시, 그 시작만큼 심상치 않아. 팬데믹이 한창일 때 첫 제품을 출시했는데 72시간 만에 매진. 홀푸드, 타겟 같은 대형마트에도 연이어 입점하더니 디즈니, 아지노모토와 같은 대기업들과 컬래버까지 했어.

이뿐만이 아냐. 투데이쇼, 보그 등에 소개된 것은 물론. 패스트 컴퍼니 선정, 스무스 무브Smooth Moves상*과 직원 10명 미만 가장 혁신적인 기업상을 받기도 했어. 연 매출은 론칭 3년 만인 지난해 기준 310만 달러(약 42억원).
*소매업의 미래를 주도하는 중소기업에게 주는 상.

비결이 뭘까? 거침없고 솔직한 매력 덕분이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편견을 정면으로 깨부수고, 다른 브랜드라면 숨길 법한 일도 가감 없이 드러내지.


Chapter 1.
각성한 난민의 딸들

옴솜은 베트남계 미국인인 바네사 팜Vanessa Pham과 킴 팜Kim Pham, 두 자매가 만들었어. 부모가 베트남 출신 난민이야.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미국으로 건너왔지. 공교롭게도 팜의 가족이 자리 잡은 곳은 백인 인구가 98%인 보스턴 남부였어. 자매는 어린 시절 진한 베트남 향신료 냄새가 풍기는 자기네 집을 창피해 하곤 했대.

창업 전 바네사는 컨설팅 회사, 킴은 벤처캐피털에서 일했어. 부모님이 원하던 ‘안전한 길’이었지. 하지만 둘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은 아니었어. 게다가 2016년 트럼프 당선 후, 미국 사회에서는 인종차별주의적 분위기가 고조됐어. 두 사람은 미국에 사는 유색 인종 여성(WOC, Woman of Color)으로서 무언가 변화를 일으켜야겠다고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