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 팔로워와 부자들이 사랑하는 예술 테러리스트


롱블랙 프렌즈 K 

2022년 11월 러시아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도시 호스토멜. 어느 날 이곳의 한 건물 외벽에 그래피티graffiti가 새겨졌어요. 목욕 가운 차림의 여성이 방독면을 쓰고 소화기를 든 모습. 전쟁으로 망가진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었죠.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영국의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Banksy. ‘얼굴 없는 작가’로 유명한 그 뱅크시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존 화가라고 불려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1260만 명.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무려 미켈란젤로를 제치고요.  

그런 뱅크시의 작품 29점이 올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그가 세운 회사, 페스트 컨트롤이 공식 인증한 작품들이에요. 국내에서 개최된 뱅크시 전시 중 최대 규모인 <리얼 뱅크시>*에 전시됐죠.
*인사동 그라운드서울에서 5월 10일부터 10월 20일까지 열린다.

작품을 직접 보고 나니 뱅크시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전시를 기획한 윤재갑 그라운드서울 관장을 만났어요. 황남웅 문화콘텐츠 기획자가 함께했습니다.


황남웅 문화콘텐츠 기획자 

미술계를 조롱할수록 미술계의 사랑을 받고, 자본을 비판할수록 자본의 사랑을 받는 작가. 뱅크시는 제도권의 가장 바깥에 있는 예술가이자, 가장 중심에 있는 예술가입니다. 

자본과 미술계가 그를 얼마나 짝사랑하든 그는 개의치 않는 듯합니다. 불편한 이야기만 쏟아내고 있거든요.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엔 유독 ‘반’이란 글자가 붙곤 합니다. 반전주의자, 반소비주의자, 반권위주의자… 한 마디로 미술계의 반골反骨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