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TD : 주신당과 메일룸, 힙당동을 만든 낯선 경험 기획법


롱블랙 프렌즈 L

C랑 이야기하다가 신기한 단어를 들었어. ‘힙당동’. ‘힙hip’과 서울의 지역명인 ‘신당동’이 합쳐진 말이야. 홍대나 성수도 아니고 신당?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는데 근거가 있더라고. 

‘힙당동’이라는 말이 퍼지기 시작한 건 작년 초. 수치로도 증명됐어. 2023년 MZ 세대의 신당동 방문 지수가 2019년 대비 136% 증가했다고 해.* 도대체 MZ들이 왜 신당동을 좋아하는 걸까? 혼란스러워하는 날 보며, C가 그러더라. TDTD가 만든 공간에 그 답이 있다고.
*출처 : BC카드 신금융연구소.



장지호 TDTD 대표

TDTD. 외식 브랜드 기획⋅컨설팅 기업이야. 이름이 특이하지? 외국 속담 ‘The Devil is in The Details’에서 따 왔대.* 직역하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야 한다는 뜻이지. TDTD가 만든 공간을 보면, 그 말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TDTD의 경우 ‘The Devil’s on The Details’라고 쓴다. 

힙당동의 시작이라 꼽히는 칵테일 바 ‘주신당’이 그래. 우선 입구 찾기가 힘들어. 왜냐고? 외관이 점집이랑 똑같거든! 점집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점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야. 건물들 사이 위치한 허름한 한옥. 지붕에는 멍석이 깔려 있고, 나무 벽에는 부적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져. 높은 천장에는 판타지 세계에 나올 법한 색색의 식물들이 매달려 자라고 있어. 차려입은 종업원들이 칵테일을 만들어 서빙하지. 

근처에는 또 다른 핫플 카페 ‘메일룸’이 있어. 주문 방식이 특이해. 메뉴를 주문하면 번호가 적힌 진동벨과 함께 열쇠를 줘. 음료가 완성돼도 점원이 직접 건네주지 않아. 우편함에 넣어두지. 손님들은 우편함에서 편지를 꺼내듯 메뉴를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