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젝트 : 빈 선반을 내어준 편집숍, 150여 창작자의 플랫폼 되다


롱블랙 프렌즈 B 

서울 삼청동부터 부산 전포동까지. 한적한 주택가 골목엔 늘 ‘소품 편집숍’이 보입니다. 키링부터 엽서, 파우치까지. 작고 귀여운 물건을 고르다 보면 마음이 녹는 기분이죠.

동네를 넘어 해외로 진출하는 편집숍도 있어요. 오브젝트Object는 신진 디자이너의 소품과 문구를 주로 취급하는 편집숍입니다. 서울과 부산, 제주를 넘어 일본 나고야와 오사카까지 9개의 매장을 두고 있습니다.

비결은 ‘콘텐츠 독점력’입니다. 2013년 시작한 이래, 약 150여 개 브랜드와 함께하고 있어요.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최고심’부터 흑백 드로잉으로 유명한 ‘이나피스퀘어’까지. 오브젝트에서만 볼 수 있는 작가들의 팝업 전시가 많죠.

잘나가는 브랜드는 왜 오브젝트를 찾을까요? 유세미나 대표를 만나 깊은 이야길 나눴습니다.



유세미나 오브젝트 대표

오브젝트는 맨 처음 ‘빈 선반’에서 시작했습니다. 플리마켓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유세미나 오브젝트 대표가 실내 공간을 열어줬거든요.

신인 작가들이 하나둘 모여 선반을 채워나갔어요. 유세미나 대표는 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죠. 매장을 늘리고, 매대 콘셉트를 제안하면서요. 동고동락한 세월도 어느덧 11년. 이제 오브젝트는 ‘작가라면 누구나 입점하고 싶은 편집숍’으로 자리 잡았어요.


Chapter 1.
더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

오브젝트는 유세미나 대표의 사명감에서 출발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였던 유 대표는, 실수로 출고되지 못한 티셔츠 1000장을 보며 생각했거든요. ‘내가 너무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고.

그때 유 대표의 나이는 스물일곱. 패션으로 큰돈을 벌어둔 때였어요. 사소한 심부름부터 옷 디자인까지. 안 한 일이 없었거든요. 트렌드 읽는 감각이 좋아, 소위 ‘대박 아이템’을 터뜨리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