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노트를 쓰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혹여 범죄 사건에 대해 필요 이상으로 구체적인 묘사가 들어갈까 봐 재차 들여다봤죠.
오늘 노트의 주인공도 거듭 당부했어요. “이 내용은 담지 말아주세요.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거든요.”
그의 이름은 신진희. 대한민국 1호 성범죄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인입니다. 12년째 이 일을 하고 있어요. 2015년 성범죄 사이트 ‘소라넷’ 사건, 2017년 예술계 성폭력 사건, 2019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신도 성폭행 사건, 2020년 N번방 사건, 2021년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2024년 딥페이크 사건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든 성범죄 사건 피해자들의 옆자리엔, 늘 그가 있었습니다.
신진희 법률구조공단 피해자 전담 변호사
피해자 전담 국선변호사. 생소할 수 있습니다. 2013년에 만들어진 자리거든요. 성범죄 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에게 한 명의 국선변호사가 붙습니다. 법률 상담부터 최종 판결까지,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모든 법률적 상황을 지원하죠.
신진희 변호사의 사무실은 특이하게도 병원에 있었습니다. 해바라기센터*가 위치한 서울시 동작구 보라매병원 1층이었죠. “병원을 찾은 피해자가 법률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신 변호사는 설명했어요.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를 위한 통합지원센터. 상담, 의료, 법률, 심리치료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