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B
‘경험 과잉 공급’이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입니다. 매달 팝업 수십 개가 뜨고 지는 시대죠. 브랜드들은 거리로 나와 “일단 경험해 보라”며 행인을 끌어당기고 있고요.
이런 세상에 한 디자인 회사가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좋은 경험을 주려는 건가, 그저 브랜드를 자랑하려는 건가”라고요. 단순히 오고 마는 공간을 찍어내는 건, 오래 살아남기 어렵다면서요.
도발적인 이야기를 쏘아 올린 곳은 ‘비트윈스페이스Betwin Space(이하 비트윈)’입니다. 2008년 시작해 올해로 17년을 맞은 공간 디자인 회사예요.
좋은 공간의 비밀을 파고드는 심영규 건축PD가 빌더스 위크Builders Week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김정곤 비트윈스페이스 소장을 소개한다고 합니다.
시대를 쫓아가는 대신, 시대를 읽고 ‘나만의 것’을 만들려는 사람이 꼭 읽었으면 한다는군요. 도움이 될 거라면서요.

심영규 건축PD
비트윈스페이스는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신세계 이마트와 스타필드, CU와 카카오의 플래그십스토어를 디자인했습니다. 최근에는 올리브영N성수와 유니클로 잠실까지 디자인했죠. 하루에 수만 명이 찾는 대형 공간을 150여 곳 넘게 설계해 왔어요.
“익숙한 공간인데 뭐가 특별한가”라고 묻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전 그 익숙함에서 탁월함을 찾습니다. 이들의 설계에는 신선한 충격 대신, 계속해서 찾아오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저는 그 힘이 우리의 ‘기분’을 따라 디자인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제 분석이 맞는지, 김 소장을 찾아가 직접 물었습니다.
Chapter 1.
변화에 목말랐던 부안 시골 소년
비트윈스페이스를 만든 김정곤 소장. 그는 어릴 때부터 변화에 목마른 사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