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롱블랙 프렌즈 L
‘금요일 오후 5시’라는 슬로건으로 연 매출 1600억원을 일으킨 브랜드가 있어. 이들의 주력 아이템은 ‘반바지’.
생경한 조합의 주인공은 미국의 반바지 브랜드 처비스Chubbies야. 2011년 미국에서 시작됐지. SNS 마케팅으로도 잘나가는 곳이래. 이 브랜드의 전체 SNS* 팔로워 숫자는 380만 명이 넘지.
*페이스북, 틱톡,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합친 수.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도 뚜렷해. 처비스는 2024년에만 1억1270만 달러(약 1650억원)를 벌어들였어. 2022년 연 매출은 8930만 달러(약 1310억원), 2023년 1억160만 달러(약 1490억원)로 쭉 우상향해왔지.
‘금요일 오후 5시에 입는 반바지’, 뭐가 특별한 걸까? 이 브랜드의 전략이 궁금해졌어. 지금부터 파헤쳐 볼게!
Chapter 1.
허벅지를 가리는 반바지에 딴지를 걸다
처비스는 ‘금요일 오후 5시’의 설렘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만들었어. 미국 캘리포니아 스탠포드대에서 만난 네 명의 친구들*이 창업한 브랜드지.
*카일 헨시Kyle Hency, 라이너 카스티요Rainer Castillo, 프레스턴 러더퍼드Preston Rutherford, 톰 몽고메리Tom Montgomery
네 사람은 2000년대 중반, 대학에 다니며 주말여행을 다니곤 했어. 졸업 후 직장인이 되고도 함께였지. 금요일 저녁이면 해변과 공원으로 캠핑을 가곤 했어.
그런데 이들이 여행을 갈 때마다 불만스러운 게 딱 하나 있었대. 바로 ‘반바지의 길이’였어.
생뚱맞다고? 이유가 있어. 그 시절 반바지의 대명사는 애버크롬비 & 피치Abercrombie & Fitch의 카고바지였어.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길이에 주머니가 가득 달린 바지였지. 이게 활동적인 네 사람에겐 덥고 거추장스러웠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