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스님 : 마음의 행복은 ‘내가 먹는 한 끼’에서 시작된다

202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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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전 세계적인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ue 주방에서 열렸던 특강. 화려한 테크닉에 익숙한 젊은 요리사들의 눈빛이 흔들렸습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가 들렸거든요.

“이 배추가 자라기 위해서는 하늘의 햇빛, 땅의 흙, 동서남북에서 부는 바람, 땅을 적시는 물 그리고 농부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니 이 배추가 어디에서 왔겠나. 그렇다. 온 우주에서 왔다. 배추 한 포기가 온 우주에서 나온 하나의 생명이다.”

요리하기에 앞서, 잠시나마 재료의 기원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죠. 이 말을 한 이는 선재스님입니다. 조계종이 지정한 대한민국 사찰음식 명장 1호이자, 47년째 요리하는 수행자의 삶을 살고 있는 분이죠.

싸락눈이 내리던 지난 토요일, 문득 마음에 허기가 졌습니다. 숨 가쁜 한 주를 보냈기 때문일까요. 스님의 말씀이 듣고 싶었습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선재사찰음식연구원으로 향했어요. 차승희 상무와 함께했죠.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이하 「흑백요리사2」)의 출연자를 인터뷰한 노트 특성상 프로그램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있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차승희 아워홈 F&B크리에이티브 부문 상무

가파른 산 중턱에 놓인 사찰 겸 연구원. 복도에선 고소한 메주 냄새가 났습니다. 선재스님은 환한 얼굴로 저희를 맞이했어요. 곧이어 따뜻한 황차를 내어주셨죠.

올해로 70세.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스님은 피부가 고왔습니다. “어린 시절이 궁금하다”는 저희의 물음엔, 마치 전래동화 같은 이야길 들려주셨어요. 수라간 궁녀 출신이었던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며, 두텁떡이나 주악 같은 궁중 음식을 어린 시절부터 맛보았다고요. 이때의 경험이 47년 요리 인생의 뿌리라고 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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