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김난도 : 14년 간 트렌드를 예측했다, 그가 말하는 축적의 힘


롱블랙 프렌즈 B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만큼 서점가에 영향력이 큰 저자가 또 있을까요. 매년 10월 말이 되면 서점가는 술렁입니다. 김 교수 팀이 2009년부터 매년 출간해 온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때문입니다. 올해로 14년째, 이 책은 많은 직장인이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집어드는 필독서가 됐습니다. 나올 때마다 30만권은 기본으로 팔릴 거라는 게 출판계의 추산입니다. 

그런 김난도 교수가 이번엔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를 발행했습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문을 연 백화점 ‘더현대 서울’의 성공 비결을 담은 책입니다. 2020년 5월 마켓컬리의 혁신 이야기를 담은 『마켓컬리 인사이트』를 펴낸 지 거의 2년만입니다. 책 출간을 맞아 롱블랙이 김난도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김 교수를 만난 2월 25일은 마침 더현대 서울 개장 1주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증권가는 더현대 서울의 1년 매출이 8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서울 지역 백화점의 첫 돌 실적 중 최고치입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이번 책은 유난히 어렵게 썼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2』가 막 발행되고, 강연 요청이 많을 때 집필을 시작했어요. 허리 디스크가 심해진 터라서 침대에 엎드려서, 책상 앞에 서서 노트북을 두드렸습니다. 

힘들었지만 서둘러 책을 낸 이유가 있습니다. 산업계 전반에 공간 기획과 관련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이 고민은 더 극명해질 겁니다. 공간은 양극화될 것입니다.

『더현대 서울 인사이트』을 통해서 이 고민에 답하고 싶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시장의 변화를 산업계에 알려주는 것. 그것이 제가 소비자 행태 연구자로서 지금까지 해 온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