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어로우 : 차갑고 무거운 철에서 아름다운 유용함을 발견하다


롱블랙 프렌즈 K 

철재 가구는 그것 나름의 매력을 지녔어요. 반듯하게 뻗은 직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단면을 저는 좋아하죠. 특유의 차가운 촉감은 언제 만져도 질리지 않는 낯선 분위기를 전합니다.

서울 장안동에 ‘철의 매력을 집대성한 공간’이 있다고요. 짙은 검정색 5층 짜리 건물에 쇼룸, 전시관, 작업실, 공유 오피스까지 들어간 이곳의 이름은 ‘스틸 얼라이브Steel Alive’입니다. 

1층 유리문을 연 순간, 100평 남짓한 넓이의 쇼룸이 펼쳐져요. 직선으로 뻗은 모듈 선반부터 부드러운 곡선 모양으로 구부러진 스툴까지. 모두 철로 만든 가구들이죠. 

2층엔 보다 날것의 철이 전시돼 있습니다. 5미터 너비의 타공판에는 서로 다른 크기의 망치와 몽키스패너, 줄톱과 접착제가 매달려 있죠. 한쪽엔 성인 남성 키를 뛰어넘는 용접 기계가 들어서있고요. 

전 이곳에서 어떤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날 것의 철도 가공하면 아름다운 가구로 태어날 수 있단 걸요. 이 공간의 운영자는 철재 가구 브랜드 레어로우rareraw입니다. 전통있는 철물회사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스틸 퍼니쳐’를 자처하며 가구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죠.


심영규 글로우서울 CCO

레어로우 양윤선 대표는 3대째 철물집을 운영하는 집안의 맏딸입니다. 거칠고 위험한 철물 생산 현장을 보며, 양 대표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제발로 업계에 들어왔습니다. 29살의 나이에요.

양 대표는 그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생각했습니다. 단단하고 뾰족한 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유용한 가구로 만들 수 있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