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불안의 폭풍우에서 삶을 건지는 힘


롱블랙 프렌즈 B 

현충일입니다.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나갑니다. 6개월 동안 바쁘게 달렸던 저도, 오늘만큼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려 합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남은 절반을 시작하려고요.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어느 스웨덴인 수도승의 자서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요. 책 소개를 본 뒤 강하게 끌렸거든요. 대기업의 최연소 임원에서 태국의 승려, 국민 멘토의 삶을 살다 간 사람이 있다고요.

우린 남의 삶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그럼에도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건 ‘내게 적용할 점’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이 책에서 발견한 것은 ‘삶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마음’입니다.

오늘의 노트, 마음을 가다듬는 기분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다가올 내일을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맞는 계기가 됐음 좋겠습니다.


Chapter 1.
대기업 최연소 임원, 사표 내고 태국으로 떠난 이유

스웨덴의 ‘국민 멘토’로 불렸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Bjorn Natthiko Lindeblad가 2022년 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톡홀름 경제대학을 졸업하고, 다국적 석유회사의 최연소 CFO에 오른 수재로 주목받은 인물이었죠. 26살의 나이에요.

나티코가 주목받은 이유는 따로 있어요.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태국의 승려가 됐거든요. 무려 17년 동안요. 46살이 되던 해 스웨덴에 돌아왔어요. 강연 무대에서 자신이 깨달은 인생 담론을 전했죠.

나티코에겐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도시와 자연의 삶을 둘 다 경험했거든요. 우리가 느끼는 상처와 우울, 불안과 고립감을 누구보다 이해하면서도, “그것 역시 내려놓고 살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내 안의 감정을 다 믿진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나를 지배하는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다”고 보류한 뒤 더 나은 해답을 찾아 나가는 일. 그 지난한 과정이 우리에게 필요하단 거죠. 오래 걸리더라도요.

스톡홀름의 한 공원에서 명상하는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그는 17년 수도승의 삶을 접고 2008년 스웨덴에 돌아왔다. 여러 강연 무대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주제로 인생 담론을 전했다. ⓒNatthi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