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 1등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재무제표는 어떻게 다른가


롱블랙 프렌즈 L 

나 며칠 전에 강남역 갔다가 깜짝 놀랐잖아. 엄청 큰 매장이 새로 생겼더라. 사람도 바글바글해. 무슨 매장인가 봤더니, 무신사 스탠다드*래. 홍대에 매장 있는 건 알았는데, 강남에 또 냈다고? 온라인 쇼핑몰의 PB 브랜드가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리는 게 신기하네. 돈이 많나?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가 2018년 런칭한 PB 의류 브랜드

궁금해서 무신사 장부를 열어봤지. 오, 돈을 잘 벌긴 하네. 2021년 매출이 4667억원, 영업이익이 542억원이래. 같은 해 거래액은 2조3000억원이야. 최근에 있었던 구주 거래에선, 기업 가치를 3조8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고 해. 과연, 국내 1위 패션 플랫폼다운 수치들이야.

호기심이 또 발동했어. 무신사가 이렇게 잘나가는 이유가 궁금해졌단 말이지. 무신사 내외부 관계자와 입점 브랜드들을 취재했어. 20년이 넘는 역사도 파헤쳤고. 그리고 결론을 내렸지. 무신사는 패션에 대한 팬덤을 돈으로 바꾸는 법을 아는 회사야.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Chapter 1.
무신사 : 한국 패션업계 5%를 책임지다

일단 무신사가 어느 정도인지, 숫자로 좀 더 알아보자.

2021년 기준 한국의 패션 시장 규모는 43조3508억원*이야. 무신사의 2021년 거래액이 2조3000억원이랬잖아. 무신사의 시장 파이가 한국 패션 시장의 5%가 넘는 셈이야. 사실 여기에는 무신사가 2021년에 인수한 29CM, 스타일쉐어의 거래액이 합쳐져 있긴 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코리아 패션 마켓 트렌드 2021 참조

잠깐, 거래액과 매출액의 차이를 모르는 롱블랙 피플도 있을까? 거래액은 쇼핑몰에서 오간 결제액의 총량이야. 매출액은 쇼핑몰이 이 거래를 통해 얻은 수수료 등의 수익을 말하지. 보통 시장에서 유통업체가 차지하는 영향력을 확인할 땐 거래액 지표를 더 많이 쓰는 편이야. 

백화점과 거래액을 비교해도 무신사, 꿀리지 않아. 2021년 갤러리아백화점의 거래액 추정치가 약 2조8500억원이야. 무신사의 거래액이 갤러리아백화점 전체 지점의 거래액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야. 

온라인 패션 시장에서의 지위는 더 절대적이야. 패션 전문 플랫폼 2위로 꼽히는 지그재그(카카오스타일)의 2021년 거래액은 1조원. 한때 감도가 비슷하다며 경쟁사로 꼽혔던 W컨셉은 2021년 거래액 3300억원에 매출 652억원. 어우, 차이가 꽤 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