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슬리먼 : 생로랑과 셀린을 부활시킨 스키니룩의 창시자


롱블랙 프렌즈 L

어릴 적 말랐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한 소년이 있었어. 남들은 약점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는 그 ‘스키니함’을 버젓이 하나의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 냈지. 남들이 욕을 하든 저주를 하든 상관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밀고 나간 거야.

그렇게 그는 3개의 ‘올드’한 브랜드를 살려냈고 패션의 신이라 불리게 되지. 

오늘은 바로 그 패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의 이야기를 김도훈 기자가 들려 줄거야. 난 왠지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티모시 샬라메가 떠올랐어. 그에게 딱 맞는 스타일이 아닐까 싶어서.


김도훈 기자

모두가 에디 슬리먼처럼 입고 싶었다. 2000년대 남자들은 역사상 가장 혹독한 다이어트 열망에 시달렸다. 2020년대에 불어닥친 헬스 붐과는 달랐다. 

지금의 남자들은 근육을 원한다. 부풀어 오른 가슴을 원한다. 코로나 접종을 할 때 단추를 풀어야만 하는 팔근육을 원한다. 모두가 헬스장으로 뛰어간다. 단백질 보충제를 벌컥벌컥 삼키고 닭가슴살을 꾸역꾸역 먹는다. 

2000년대의 남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모두가 살을 빼고 싶어 했다. 모델 출신 강동원과 이수혁이 등장하자 다이어트 광풍은 더욱 심해졌다. 그들은 몸에 어떠한 근육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기아 상태처럼 마른 몸에 딱 맞는 슈트를 입고 고개를 살짝 숙인 채 담배를 꼬나물고 있는 그들의 스타일은 예전의 남자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중성적이었다. 퇴폐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