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디자인 :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새로운 창작론


롱블랙 프렌즈 B 

제겐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인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사람마다 숨기고 싶은 게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약점이, 점점 제 발목을 잡는 기분입니다. 업무에서도, 일상생활에서도 말이죠. 고민을 끌어안고 서점으로 갔습니다. 책에는 답이 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무턱대고 책 하나를 집었습니다. 책 이름은 『마이너리티 디자인』. 책을 펼치자마자 한 문구가 저를 휘감았습니다. “당신이 지닌 소수자성, 즉 ‘약점’이나 ‘못하는 일’이나 ‘장애’나 ‘콤플렉스’는 극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약점에는 누군가의 강점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으니까.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저는 이 책을 썼습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으로, 책을 계속 읽어나갔습니다. 다 읽고 나니, 책의 저자, 사와다 도모히로가 궁금해졌습니다. 화상으로 그를 만나, 좀 더 진솔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와다 도모히로 덴츠 카피라이터

사와다 도모히로는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츠Dentsu의 카피라이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의 소개를 그치기엔 조금 아쉽습니다. 그는 세계유루스포츠협회*와 세계유루뮤직협회**의 대표이사면서, 비영리사단법인 ‘장애공략과’의 이사도 맡고 있거든요.
*운동을 못해도 성별, 연령, 건강, 장애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를 만들고 운영하는 협회. 유루이ゆるい는 느슨하다는 뜻.
**음악 약자를 없애기 위해 사와다 도모히로가 만든 단체. 소니, NEC 등과 협업해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PC 키보드형 악기를 개발하고 있다.

그가 무려 네 곳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아들의 시각장애입니다. 아이가 생후 3개월이 되었을 무렵, 그는 아이의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이너리티 디자인』은 사와다 도모히로가 아들의 장애와 함께하면서, 그 과정에서 탄생시킨 비즈니스를 다룬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