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 연 1조 매출 노리는 리조트의 감각, 숫자로 읽다


롱블랙 프렌즈 L 

친구가 논현동 호텔에서 신년 파티한다고 해서 갔거든. 학동 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복층 객실의 호텔이었어. 벽이며 가구며 고급스럽더라. 아난티앳강남Ananti at Gangnam? 아난티가 부산·가평에서 인기란 말은 많이 들었는데, 꽤 하네. 

알아보니 토종 브랜드더라고. 궁금해져서 장부를 열어봤어. 오, 매출 성장세가 탄탄해. 코로나19 막 터지고 잠깐 흔들린 걸 빼면 매년 성큼성큼 성장했어. 2020년 1141억원, 2021년 2198억원. 증권가 리포트 보니 2022년 추정치는 3400억원? 매년 앞 자릿수를 갈아치웠네.

잠깐, 특히 올해가 장난이 아니라고? 뭐, 올해 매출액 추정이 1조원 이상!? 거의 확실하다고? 1월인데 그게 왜 확실하지? 내가 궁금한 건 못 참잖아. 아난티앳강남을 찾아가서 이만규 대표를 만났어.

Chapter 1.
호텔·리조트 시장 압도한 토종 브랜드

1조 매출 운운하니까 아난티 규모가 엄청난 것 같지? 그렇지 않아. 2006년 문을 연 아난티 남해Ananti Namhae* 이후 지금까지 아난티가 운영하고 있는 호텔·리조트는 겨우 다섯 개야.
*원래 힐튼Hilton과 브랜드 계약을 맺어 힐튼 남해 리조트로 오픈했고, 2018년 독자적인 운영 체제를 갖추며 아난티 힐튼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객실 수는 더 놀라워. 다섯 개 업장을 모두 합쳐도 객실은 겨우 892실. 단일 호텔로 국내 최대라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1156실) 하나보다도 적은 숫자야. 

잠깐, 객실이 892개인데 지난해 매출액이 3400억원이라고? 그럼 객실 하나가 3억8000만원을 벌어들인 셈인가! 국내 호텔 1위 롯데호텔이 2021년 29곳 호텔의 9500여개 객실로 2021년 6323억원 매출을 낸 걸 감안하면 아난티가 장사를 잘 하네. 객실 당 매출액이 다섯 배가 넘는 셈이잖아.

어떻게 돌아가나 봤더니, 객실 당 매출이 높을 만해. 호텔로 분류된 아난티힐튼과 아난티앳강남을 제외하면 아난티 리조트는 회원권이 있어야 숙박을 할 수 있어. 회원권은 아난티 본사를 통하든, 기존 회원에게 넘겨 받든 가격이 최소 1억원이지. 회원권이 있어도 숙박할 때마다 따로 돈을 내. 위치와 방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1박에 17만~200만원에 달해. 그런데도 지난해 객실 가동률이 평균 80%에 육박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