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앤노블 : 무너져가던 미국 최대 서점, 로컬 전략으로 부활하다


롱블랙 프렌즈 L 

최근 흥미로운 뉴스를 하나 봤어. 망한 줄 알았던 미국의 대형서점 반스앤노블Barnes and Noble이 살아나고 있다는 거야. 4년 전 ‘동네 서점이 되겠다’고 한 경영 전략이 통했다고 해. 올해는 매장 30개를 더 추가할 계획이고. 팬데믹에도 매출이 늘었어. 2019년보다 2021년 매출이 3% 더 많았더라고. 

다녀온 사람들 말이, 여기는 대형서점 같지 않다는 거야. 오히려 독립서점에 가깝다고 해. 매장마다 큐레이션이 다르다더라. 텍사스 지점의 요리책 서가에는 텍스멕스texmex* 요리법이 꽂혀 있고, 직원들이 손글씨로 적은 책 추천 메모가 붙어 있어. 그런데 서가 반대편에는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지. 이 회사 전략, 도대체 뭔지 뜯어봤어.
* 텍사스와 멕시코적 요소가 혼합된 멕시코 음식 


Chapter 1.
시작 : 할인과 카페로 동네 책방 뒤흔든 골리앗

반스앤노블은 1873년 미국 일리노이주 휘턴시의 작은 동네 서점으로 출발했어. 사업이 본격 성장한 건 1971년부터야. 레너드 리지오Leonard Riggio라는 인물이 회사를 인수하면서였지.

리지오는 미국 서점가의 불문율을 깨는 방식으로 반스앤노블을 띄웠어. 우선 책을 싸게 팔았어. 미국에서 처음으로 정가보다 40% 저렴하게 책을 팔았지. 심지어 베스트셀러도 할인했어.

또 서점 안에 스타벅스를 들였어. 원래 미국인들은 서점을 ‘숭고한 공간’으로 생각하는 편이었어. 리지오는 그런 서점을 언제든 커피 한잔할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든 거야.

전략은 통했어. 반스앤노블이 서점가를 잠식하기 시작했거든. 1998년 매장이 미국 전역에 1000여개에 달했을 정도였지. 반면 동네 책방은 무너졌어. 미국 독립서점이 모인 ABAAmerican Booksellers Association의 회원사가 1993~1998년 사이 1500여 개 줄어들었을 만큼 말야. ABA가 반스앤노블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정도였지. 3년간 이어진 다툼은 반스앤노블이 ABA에 470만달러(약 57억원)를 주되, 더 이상의 소송은 하지 않는 걸로 마무리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