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테릭스 : 35년차 등산복 브랜드가 힙스터들의 교복이 된 이유


롱블랙 프렌즈 C 

요즘 거리에서 이 브랜드의 바람막이가 유독 눈에 띄어요. 특히 제 또래 남자들이 즐겨 입죠. 바로 아크테릭스Arc'teryx. ‘이재용 패딩’으로 유명한 그 브랜드, 맞아요. 재킷 하나가 70만원대, 패딩은 100만원대로 고가이죠.

고프코어Gorpcore 룩의 유행 덕분인가 봐요. 2021년 아크테릭스의 연 매출은 4억3400만 달러(약 5200억원)로, 전년 대비 64%나 성장했다고 해요!

그런데 제 눈길을 끈 대목은 따로 있어요. 아크테릭스 스스로는 “우리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트렌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하죠. 무슨 말일까요?


Chapter 1.
고프코어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 아크테릭스

고프코어*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봤다고요? 고프코어는 아웃도어 의류를 일상복과 믹스 매치해 입는 스타일을 말해요. 2017년 처음 등장했는데 당시엔 언더그라운드 문화였죠.
*‘고프(gorp)’는 산행 시 흔히 챙기는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 ‘코어(core)’는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 ‘놈코어(normcore)’에서 가져온 것으로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스타일. 

팬데믹이 고프코어 트렌드의 계기가 됐어요. 사람들이 전보다 더 많이 자연에서 캠핑을 즐기기 시작한 거예요. Z세대의 새로운 취미로 등산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덕분에 아웃도어 시장도 부활 중이에요. 2014년 7조1600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3800억원으로 1/3 넘게 쪼그라들었어요. 그러다 2022년 다시 6조원을 넘어섰죠.

이 같은 성장을 이끈 게 Z세대*에요. 살로몬Salomon 등산화에, 바지는 나일론 카고 팬츠, 상의는 심플한 아노락이나 오버핏 바람막이. Z세대의 대표적인 고프코어 룩이죠.
*롯데백화점은 올해 2월 말부터 일주일 동안 아웃도어 페어를 진행했는데, 이 기간 특히 20~30대 남성의 아웃도어 구매 매출이 45%나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