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 다 버리고 핵심만 남겨라, 감각의 모험가가 조언하다


롱블랙 프렌즈 B 

휠라FILA, 빈폴, 국립무용단, 리움미술관, 서울패션위크…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바로 ‘정구호’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브랜드라는 겁니다. 

패션부터 디자인, 무대 연출, 공간 기획까지.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감각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신뢰받아 왔습니다. 그가 만들거나 리뉴얼한 브랜드는 다시 대중의 호응을 얻어, ‘정구호가 만지면 다르다’는 평가를 받죠.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의 행보는 거침없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구호·KUHO)를 만들다가도, 패션 대기업 제일모직에 들어가 매출을 8배 끌어올렸어요. 전통무용 작품 ‘묵향’ ‘향연’ ‘산조’ ‘일무’를 연출해 1000석이 넘는 대극장을 가득 채웠고, 서울패션위크의 총 감독을 맡아 그 위상을 ‘글로벌 패션위크’로 드높였죠.

정구호의 감각은 ‘정리의 기술’에서 나옵니다. 화려한 포장은 버리고,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죠.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그의 결과물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한국무용 공연 ‘일무’의 연출로 바쁜 그를, 롱블랙이 만났습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모험심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Chapter 1.
성북동 한옥, 감각의 성찬을 맛보다

정구호 디렉터는 집착적인 미니멀리스트로 불립니다. 그가 만든 옷의 실루엣은 군더더기가 없고, 그가 연출한 한국무용은 오방색 대신 ‘흑과 백*’으로 여백을 남기죠.
*정구호 디렉터는 국립무용단 ‘묵향’(2013년작)을 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