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크라운 : 73년 역사의 여성 프로골프, 한화와 함께 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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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블랙 프렌즈 L 

얼마 전에 글쎄, 프로골프 대회를 끝까지 다 봤어. 그것도 국제 대회를 말야.

아니, 우연히 TV를 켰는데 블랙핑크의 ‘셧 다운Shut Down’이 나오더라. 태극기가 그려진 핸디 피켓을 들고 골퍼 두 명이 입장하는 거야. 갤러리들이 환호를 하고 난리야. 오, 내가 알던 골프 대회가 아닌데? 왜 이리 흥겨워? 그리고 골프는 개인전이잖아. 올림픽도 아닌데 웬 태극기?

궁금해서 찾아봤어. LPGA*가 개최하는 인터내셔널 크라운International Crown이란 대회더라고. 5월 4~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지. 원래는 격년제 국가 대항전이야. 이번 대회는 코로나 때문에 5년 만에 열렸어.
*여자프로골프협회Ladies 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여성 프로골프 선수들의 대회를 주최하고, 선수 관리·육성 등을 통해 골프 문화 확산을 도모한다.

인터내셔널 크라운, 여러모로 독특해. 일단 LPGA의 유일한 국가대항전이야. 운영 방식도 프로골프 대회치고 파격적이더라. LPGA 변화를 상징한다는 거야. 마침 타이틀스폰서Title Sponsor가 한화 라이프플러스*더라고?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찾아가서 한화의 유상선 부장과 이주명 차장, 이동운 과장을 만났어. 서울 논현동 LPGA아시아 사무실에서 션 변Sean Pyun 아시아 대표도 인터뷰하고 말이야.
*한화 라이프플러스는 한화의 5대 금융계열사,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의 공동 브랜드다. 대회 공식 명칭은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이다.


Chapter 1.
인터내셔널 크라운, LPGA에서 가장 독특한 대회

인터내셔널은 크라운 2014년에 출발했어. 73년 LPGA 역사상 가장 독특한 대회지. 일단 전 세계 프로 골프를 통틀어 진정한 의미의 국가대항전으론 유일해. LPGA의 단체전은 미국과 유럽의 대륙 간 대항전인 솔하임컵Solheim Cup뿐이었거든. PGA투어의 라이더컵Ryder Cup도 미국 대 유럽, 프레지던츠컵Presidents Cup은 미국 대 세계연합팀이 맞붙어. 8개국 선수들이 각 나라를 대표해 맞붙는 건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유일하지.

독특한 건 이 뿐 아니야. 아까 선수들 등장하는 모습 설명했지? 경기 내내 분위기가 흥겹더라고. 골프 대회가 좀 엄숙한 느낌이 있잖아. 이 대회는 갤러리들이 국가별 핸디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어. 선수들 티샷 전까지는 디제이가 계속 댄스 음악을 디제잉하고 말이야. 

수상식도 색다르더라. 보통 골프 대회는 우승자만 트로피를 받잖아. 여긴 1, 2, 3등이 모두 메달을 받아. 마치 올림픽처럼 말야. 이번 대회 1등이 누구였냐고? 태국! 나도 놀랐어. 태국이 골프 강국이었어? 션 변 LPGA 아시아 대표는 전혀 놀라지 않았대.

“골프 애호가들은 모두 태국이 부상하고 있단 걸 알고 있었어요. 아마추어 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선수가 많았거든요. 이런 신흥 강호가 있다는 것, 세계 여자 골프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는 유일한 대회가 인터내셔널 크라운이에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롱블랙 인터뷰에서

오, 자부심이 느껴져. 이번 대회, 흥행 성적도 괜찮았어. 일단 온·오프라인으로 대회를 즐긴 사람은 모두 780만 명에 달해. 경기가 열린 샌프란시스코 TPC하딩파크에는 4만 명 넘는 갤러리가 몰렸고 말이야. LPGA 웹페이지의 경기 동영상 조회수는 79만여 회, 이번 시즌 최다 기록이라지.

새로운 방식의 골프 대회가 신기한 거, 나 뿐만은 아닌가 봐? LPGA는 어쩌다 이런 대회를 만들게 된 거지?

2023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현장. ⓒ한화 라이프플러스


Chapter 2.
LPGA, 선수와 스폰서의 소중함을 깨닫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론칭하던 2014년, LPGA는 재기를 위해 이를 악물고 있던 때였어. 아니, LPGA가 왜? 1950년에 설립된 세계 최장수 여성 스포츠 단체, 2021년 연매출만 1억6579만 달러(약 2200억원)에 달하는 공룡이 왜? 

LPGA가 늘 승승장구한 건 아니래. 2000년대 후반에 큰 위기를 겪었어. 2008년만 해도 37개였던 대회가 2010년 24개로 줄어들 정도로 말이야.

원인은 두 가지였어. 하나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후원을 속속 취소한 거야. 하지만 더 큰 원인이 있었어. 더 심각하고 뿌리 깊은 문제, 바로 인종차별 이슈였지. 

2008년 여름, LPGA 커미셔너* 캐롤린 비벤스Carolyn Bivens가 발표한 ‘영어 의무화 정책’이 문제였어. “선수들은 프로암Pro-Am**, 언론 인터뷰에서 무조건 영어를 써야 한다. 아니면 대회 출전을 막겠다”는 내용이었지. 사실상 LPGA의 떠오르는 실세였던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정책이었어.
*Commissioner. LPGA 사업·조직을 운영하는 최고 책임자.
**공식 대회에 앞서 아마추어들이 프로 선수들과 짝이 되어 진행하는 경기다.

세계 여론이 “명백한 인종 차별”이라고 반발했어. 프로 골퍼들이 비판 성명을 내고, 뉴욕타임즈·LA타임즈 같은 미국 유수의 언론도 LPGA를 비난했지. 결국 비벤스는 2009년 사임했어. 하지만 한번 등 돌린 여론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지. 2008년 LPGA에 입사한 션 변 대표는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히 기억해.

“대회의 3분의 1을 잃으면서 협회 전체가 처절하게 깨달았어요. 기업들은 언제든지 우리를 떠날 수 있다는 것, 대회가 없으면 선수를 위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선수가 없으면 협회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에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언론 인터뷰 중인 현 LPGA 커미셔너 몰리 마르쿠스 사마안Mollie Marcoux Samaan(가운데)과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왼쪽). ⓒLPGA

마이클 완, LPGA를 바꾸다

변화는 새로운 커미셔너와 함께 시작됐어. 2010년 1월 취임한 마이클 완Micahel Whan이야. 완은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야. 윌슨스포츠의 마케팅 이사, 테일러메이드 아디다스 골프의 부회장을 거쳤어. 하키장비 제조업체 ‘미션 아이테크 하키' CEO로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이끌었고 말이야.

완 커미셔너는 우선 LPGA의 미션mission을 분명히 했어. “LPGA는 선수를 위한 단체”라고 정리했지. 바로 선수 개개인을 조명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해. 또 대회 개최 계획과 후원사 정보를 선수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지. 선수들과의 소통을 늘린 거야.

예를 들면 이런 식이야. 주요 대회를 앞두고 보통 후원사가 주최하는 프로암 대회가 열린다고 했지? LPGA는 프로암 참가 선수들에게 후원사가 어떤 회사인지, 왜 대회를 후원하는지, 후원사 측 참가자들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문서를 전달했어. 주요 스폰서들의 사진과 함께 말이야. 기존엔 선수들이 충분한 설명 없이 프로암 참석 요청을 받는 경우도 많았대.

“대화를 늘리니 선수들이 달라지는 게 보였어요. 스폰서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북미 실적이 1위라던데 축하한다’고 말을 건네는 식이었죠. 대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걸 협회도 선수도 깨달았잖아요. 선수들이 먼저 협회를 살리자고 힘을 보태준 거예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LPGA는 빠르게 정상화됐어.  2008년 6030만 달러에서 2010년 4140만 달러까지 떨어졌던 전체 상금 규모는 2014년 5415만 달러까지 회복했지. 자신감을 얻은 완 커미셔너, 2014년 중대한 두 가지 확장을 단행해. 하나는 LPGA 최초의 지사 설립. 서울에 LPGA 아시아 지사를 낸 거야.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인터내셔널 크라운 론칭이야.

확장을 위해 아시아 지부를 낸 건 알겠어. 그런데 왜 국가대항전이 필요했던 거지?

“당시 우리의 목표는 분명했어요. 한 명이라도 더 골프에 관심을 갖게 하자는 거였죠. 골프를 모르던 사람이 골프를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룰이나 선수를 몰라도 누군가를 응원하게 되는 경기, 바로 국가대항전이 필요했어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LPGA의 노림수는 적중했어. 인터내셔널 크라운, 2014년 첫 대회부터 인기가 엄청났지. 미국과 한국의 패자부활전 땐 JTBC Golf 채널의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어.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선 무려 7만5000명의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았지! 솔하임컵보다 훨씬 빠른 성장세였어.

이제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LPGA에 가장 중요한 대회 중 하나야. 코로나로 5년 만에 열린 이번 대회는 특히 많은 관심이 쏠렸고 말이야. 잠깐, 이렇게 인기 있는 대회, 어쩌다 한화 라이프플러스가 타이틀 스폰서가 된 거야?

마이클 완 전 LPGA 커미셔너. 2010년 위기에 빠진 LPGA를 맡아 조직을 빠르게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LPGA



Chapter 3.
한화, 롱텀 비전으로 LPGA와 손잡다

사실 한화는 KLPGA에선 큰손으로 유명해. 한화큐셀은 여성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어. 국내 최대 여성 프로골프 대회인 한화클래식Hanwha Classic도 열고 말이야. 이젠 골프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의 존재감을 알리고 싶어졌대.

“골프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잖아요. 골프가 휴식과 여유, 배려와 존중을 상징하는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어요.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골프라는 스포츠의 가치가 계속 올라가는 셈이죠. 골프를 떠올리면 한화가 함께 생각났으면 좋겠다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러려면 존재감 있는 글로벌 대회를 후원해야겠다고 생각했죠.”
_유상선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부장

한화는 2021년 하반기부터 LPGA를 접촉했어. 많은 프로골프 대회 중에서 왜 인터내셔널 크라운이었을까? 우선 개인전이 아니어서 끌렸대. 파격적인 대회를 후원하면 브랜드 이미지가 역동적으로 자리잡힐 거란 기대도 있었지.

“개인전은 선수들의 랭킹과 상금이 걸려있잖아요. 경기 운영이나 관람 문화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어요. 단체전은 훨씬 분위기가 자유롭습니다. 골프 애호가를 넘어 더 많은 대중이 관심을 가질 거라고도 생각했고요.”
_이동운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과장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타이틀 스폰서 자리, 꽤 경쟁이 치열했대. 미국·일본의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특히 한국에선 대기업 그룹 세 곳이 경합을 벌였다는 소문이야. 그럼 왜 LPGA는 한화를 택한 거지?

“후원금을 많이 낸다고 다 타이틀 스폰서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비전을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하는지, 얼마나 오래 손잡을 수 있는 후원사일지 살펴봤습니다. 한화와 수십 차례 만났는데, 함께 대회를 성장시킬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대부분 후원사 미팅을 하면 ‘우리 브랜드는 어디에 노출되느냐’고들 먼저 묻는데, 한화는 ‘대회를 얼마나 더 변화시킬 생각이냐’고 묻더군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롱블랙과 인터뷰 중인 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2008년 LPGA에 입사해 2014년 아시아 지사 설립을 주도했다. ⓒ롱블랙

Chapter 4.
경쾌한 경기 진행, 골프의 허들을 낮추다

기대는 들어맞았어. 한화는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준비했어.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경기 운영 방식은 대부분 한화의 의견이 반영된 거야.

선수들의 흥겨운 입장을 도운 1번 홀의 디제이 부스, 파이널 라운드의 속도감을 위해 처음 도입된 3판 2선승제*, 1~3등 팀에 메달을 수여한 시상식, 팀별 시상 외에 가장 우수한 선수를 뽑는 MVP 시상제** 모두 한화가 낸 아이디어였지.
*이전 경기까지는 각 팀이 다른 모든 팀과 리그전을 벌여 점수 합산을 통해 우승국을 정했다. 경기 진행이 다소 복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에선 우승국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Ariya Jutanugarn 선수가 MVP로 뽑혔다.

심지어 집요한 설득 끝에 역사적인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도록 이끌었어. LPGA가 이번 대회 경기장을 세 곳이나 제안했지만 한화가 번번이 거절했다는 거야. “더 의미 있는 골프장을 찾아보자”면서 말이야. 결국 LPGA는 TPC하딩파크를 설득해 냈어. 이 골프장, 샌프란시스코시가 운영하는 명문 코스로 유명해. 1925년 개장 이후 여자 프로골프 대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대.

“계속 ‘더 나은 곳을 찾아보자’고 설득하기가 미안했죠. 다행히 LPGA가 ‘5년 만에 치르는 경기, 더 멋지게 해보자’는 저희 의견에 마음을 열어줬어요. 결과적으로는 기념비적인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르게 돼서 저희와 협회 모두에 의미가 컸습니다.”
_유상선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팀장

시 소유 골프장을 쓴 덕에 대회 전날 밤 열리는 갈라 디너*도 샌프란시스코 시청사에서 개최할 수 있었어. 이 건물,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야.  1916년에 지어진 바로코 양식의 건축물이지. 마릴린 먼로가 결혼한 곳이기도 해. 갈라 디너가 열린 저녁엔 시청사에 태극기가 내걸렸대.
*주요 대회를 앞두고 대회 관계자와 선수들, 후원사 초청 손님들이 만나는 공식 만찬.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역사적인 공간에서 글로벌 재계 인사들을 모시고 한화가 디너를 호스팅한다는 게 자랑스러웠죠. 한화라는 브랜드가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장식했다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마케팅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_이주명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차장

크, 기업들이 바로 이런 효과를 노리고 골프 대회를 후원하는구나. 실제로 본대회 전날 열린 프로암 대회에는 세계 유수의 기업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고 해. 이런 프로암 대회에서 크게는 수백만 달러짜리 계약서도 오간다고 하니, 미국 금융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려하는 한화 입장에선 여러 목표가 있었겠네.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열린 대회 전 갈라디너. ⓒ한화 라이프플러스

Chapter 5.
그래도 더 과감해져야 하는 이유

LPGA에서 가장 독특한 경기로 불리는 인터내셔널 크라운. 그런데 한화는 “이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해. 원래 한화의 벤치마크는 피닉스 오픈Phoenix Open이었다는 거야.

피닉스 오픈. ‘골프 해방구’라고도 불리는 독특한 대회야. 술병이 날아다니고, 함성과 야유가 쏟아져. 16번 홀은 2만 명이 단체 응원을 펼치는 열광의 장이야.

“피닉스 오픈은 슈퍼볼과 경쟁할 정도로 인기가 엄청나죠. 갤러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훨씬 자유롭게 행동하고요. 인터내셔널 크라운이 여자 골프계의 피닉스 오픈이 되는 걸 기대하고 있어요.”
_이주명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차장

사실 프로골프 시장은 최근 무섭게 바뀌고 있어. 특히 남성 대회는 변화 속도가 장난이 아니야. PGA투어와 LIV골프의 경쟁 때문이지. LIV골프, 들어봤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신생 골프 투어야. 어마어마한 상금*, 빠른 경기 방식으로 PGA투어를 위협해.
*LIV골프는 2023년 14개 대회에 총상금 4억 500만 달러(약 5,165억 원)를 내걸었다. PGA투어의 2022~2023년 시즌(47개 대회 4억1500만 달러, 약 5,293억 원)과 비교해 대회 수는 33개 적지만 상금은 비슷하다.

PGA도 보고만 있진 않겠지? 다양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어. 타이거 우즈가 세운 스타트업 TMRW와 손잡고 실내 하이테크 골프리그 TGL을 준비하고 있대! 프로 골프 선수들이 실내 초대형 스크린에서 스크린 골프 게임을 진행하는 파격적인 리그야. 2023년 12월엔 PGA와 LPGA가 손잡고 23년 만에 남녀 혼성 이벤트 대회*를 열기로 했어.
*그랜드 손튼 인비테이셔널. 

“더 과감해져야 한다”는 한화의 조바심도 이해는 되네. 한화 라이프플러스와 LPGA는 벌써 다음 대회를 놓고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대.

우선 관람 문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과감해질 것 같아. 일단 선수와 관객이 만나는 하이파이브 존을 만들 계획이야. 선수들과 손바닥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지! LPGA는 심지어 8개국이라는 한계 때문에 출전하지 못하는 스타 선수들을 위한 연합군 창설까지 고려하고 있대.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LPGA의 스타 플레이어를 보지 못해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 캐나다의 브룩 핸더슨 같은 선수들이 대표적이죠. 더 많은 팬들이 만족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LPGA와 머리를 맞대고 있어요.”
_이주명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 차장

한화는 대회 기간이 아니어도 인터내셔널 크라운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방안도 고심 중이야. 도심 근처에서 상시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 예정이래. 또 LPGA와 함께 인터내셔널 크라운이란 브랜드로 아마추어 대회도 열고 말이야. 후원사가 이 정도로 대회 브랜딩에 진심이라니, 주최 측이 든든할 만하네.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TF팀 이주명 차장(왼쪽)과 이동운 과장. ⓒ롱블랙

Chapter 6.
마치며 : 여성 골프를 넘어 여성 인권을 위해

한때 크게 휘청였던 LPGA, 지금은 완전히 부활했어. 지난 10년 동안 전체 상금 규모는 40%나 성장했어. 그런데 그거 알아? 여전히 LPGA의 전체 상금 규모는 PGA의 4분의 1에 불과해*. 그나마 골프는 남성과 여성 대회 사이의 격차가 가장 좁다고 평가되는 스포츠인데도 말이야.
*2023년 기준 LPGA 전체 상금 규모는 1억 140만 달러, 같은 기간 PGA 상금 규모는 4억 6000만 달러다.

LPGA가 늘 “우리는 궁극적으로 골프란 스포츠가 아니라 여성의 인권을 위해 일한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야.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시대라고들 하잖아요. 하지만 스포츠 세계는 아니에요. 남성 스포츠와 여성 스포츠의 중계 비율은 96대 4예요. 기업들은 남성 스포츠에 훨씬 더 많은 돈을 후원하죠. 이게 바뀌어야 진짜 여성이 동등한 사회가 온다고 믿어요. 저희는 LPGA가 성장해야 여성에 대한 인식도 성장할 거라 믿고 있어요.”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LPGA 직원들 사이에선 ‘창립자처럼 행동하라Act like Founders’라는 슬로건이 있어. LPGA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알아? 1950년, 골프를 좋아하던 13명의 여성 선수들이 모였대. 이들은 트럭에 짐을 싣고 다니면서 매주 미국 전역에서 골프 대회를 열었어. 직접 전단지를 뿌리면서 골프를 알렸고 말이야. 이 강인한 여성들의 분투를 잊지 말자는 게 LPGA의 정신이라는 거야.

“LPGA에선 ‘그건 내 일이 아니야’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돼 있어요. 겨우 13명이서 매주 골프대회를 연 창립자들을 생각해 보세요. 모든 일을 내 일처럼 덤벼들었기 때문에 LPGA가 시작될 수 있었죠. 골프를 넘어서 여성 스포츠 전체가 주목받을 수 있는 날까지, LPGA가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_션 변 LPGA 아시아 대표

LPGA 설립자 13인. 직접 트럭에 짐을 싣고 다니며 매주 여성 골프 대회를 열었다. LPGA 직원들은 이들의 정신을 기리며 '창립자처럼 행동하라'라는 슬로건을 두고 있다. ⓒ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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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LPGA가 벌이고 있는 캠페인 제목도 ‘Drive On전진하라’야. 한화 라이프플러스와 손잡은 LPGA, 2년 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어떻게 바꿀지 기대되는데? 

2025년 대회 개최지는 한국이야. 사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은 아쉽게 예선 관문을 못 넘었거든. 2년 뒤엔 홈그라운드에서 좋은 성적 내지 않을까? 나부터 골프장 가서 한국팀을 응원해야겠어.

롱블랙 피플, 후원사와 함께 성장하는 이벤트를 목격한 적 있어? 이런 멋진 사례를 또 안다면, 롱블랙 슬랙 커뮤니티에서 소개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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