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프렌즈 C
K가 재밌는 영상을 보여줬어요. 야구선수가 벌건 불이 붙은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서요. 옆에선 노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둠칫둠칫 춤을 추죠. ‘사바나 바나나스Savannah Bananas’라는 야구단이에요. 지금 미국에서, 아니 틱톡에서 가장 핫한 스포츠팀이래요. 팔로워는 무려 680만 명! 뉴욕 양키스의 팔로워가 120만 명이니까 다섯 배가 넘네요.
야구하다 말고 춤을 추다니, 바이럴 영상이냐고요? 아니요, 실제 경기예요. 선수들은 누구보다 진심이에요. 관중을 웃기는 일에 말이죠.
사바나 바나나스의 경기 입장료는 단돈 25달러(3만2000원)예요. 좌석부터 먹거리, 음료까지 포함된 값이죠. 스타디움엔 그 흔한 광고도 없어요. 그래도 경기마다 매출만 20만 달러(2억5700만원)가 넘는대요. 게다가 2023년 경기는 전부 매진. 취소표를 기다리는 대기자만 55만 명에, 매일 3000명씩 늘고 있어요. 사바나 바나나스, 정체가 뭐길래 사람들이 반하나…?
Chapter 1.
눈을 뗄 수 없다, 경기의 ‘승패’보다 ‘재미’
CNN은 사바나 바나나스를 ‘틱톡이 사랑하는 야구팀’으로 소개해요. 로고부터 통통 튀어요. 바나나가 익살맞은 표정으로 배트를 휘두르죠. 메이저리그 구단의 세련된 로고와는 사뭇 달라요.
선수들도 바나나에 빙의해 경기해요. 샛노란 유니폼을 입고 야구하다가 틈만 나면 개인기를 뽐내죠. 팔씨름부터, 문워킹에 덤블링까지. 코치가 화로를 들고나오면 마시멜로도 구워 먹어요.
제 ‘웃음 버튼’이 된 영상도 있어요. 투수가 공을 던질 준비를 하고 타자는 스윙하기 직전! 모두가 숨을 죽인 그 순간, 머라이어 캐리의 노래가 흘러나와요.
“슈루루룹 슈루루룹 베이비” 끈적하게 울려 퍼지는 러브송. 틱톡에서 핫한 영상이에요. 투수는 공을 쥔 채 흐느적 춤을 춰요. 타자도 골반을 흔들고, 근엄한 심판도 엉덩이를 들썩이죠. 관중석에선 폭소가 터져요.